우원식 국회의장은 17일 의료계와 만나 의정 갈등을 해결하고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그러나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우 의장은 의대 정원을 빠르게 확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의료계는 정부가 현재 교육 여건을 철저히 분석한 후 의대 교육 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집무실에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함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 복원과 전공의 근로 환경 개선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방법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존재했다.

우 의장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대화에서 신뢰를 쌓고,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가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계는 대화에 앞서 정부의 의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진전이 없다"고 지적하며, "정부는 부조리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공허한 외침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의사 수급을 추계하고, 필수 의료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와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우 의장은 의대 정원 선발 규모 조정의 시급함을 강조한 반면, 의료계는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택우 회장은 "2026년 의대 정원 논의 전에 신입생 교육이 가능한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현재 교육 여건 하에서는 신입생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또한 의사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추계위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에 대한 시각차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 수급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뤄야 하며, 충분한 논의 후 신중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