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월마다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면 결국 면역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 오미크론의 경우처럼 독성이 약할 경우, 추가접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실시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을 짧은 간격으로 반복하는 방역 전략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지적이 나왔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약화시키고, 접종에 따른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 잦은 부스터샷, 면역력 저하의 가능성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산하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4개월마다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면 결국 면역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EMA는 각국은 부스터샷 간격을 늘리고, 독감처럼 추운 계절을 앞두고만 접종하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MA의 백신 전략 책임자 마르코 카발레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두 번 추가 접종을 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안 된다”며 “코로나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부스터샷 남용보다 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 자연 면역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이어서 EMA는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자연 면역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인구의 면역력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오미크론을 거치면 백신 접종 이외에도 다수의 자연 면역이 발생할 수 있으며, 코로나가 감기 등의 풍토병에 가까워지는 시나리오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발레리는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가 풍토병이 되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아직 그런 상태에 도달했다고는 말할 수 없으며, 바이러스는 여전히 팬데믹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 3회 접종으로 충분
세계 최초로 노인과 일부 의료 종사자, 면역 체계가 취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4차 접종에 착수한 이스라엘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 감염병 전문가인 에얄 레셈 셰바 메디컬센터 교수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3번의 백신 접종만으로도 장기적인 보호 효과가 있다”며 “대부분 사람들은 코로나19 백신 3회 접종으로 충분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백신을 3회 접종할 경우 비교적 장기간 면역이 지속돼 코로나 19로 인한 중증에 빠지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며 “우리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매년 백신을 업데이트해야 할 수도 있지만 오미크론의 경우처럼 독성이 약할 경우, 추가접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4차 접종 시행 여부를 놓고 갈리는 국가들
한편, 4차 접종 시행 여부를 놓고 각국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심각한 면역 저하가 있는 사람들에게 4차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전염성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4차 접종이 예상보다 빨리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주 “아직 4차 접종을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부유한 국가에서 너무 많은 추가 접종을 할 경우 빈곤한 국가의 백신 접근권을 박탈해 코로나19가 더욱 창궐할 수 있다며 4차 접종을 만류하고 있다.
한편 국내 방역당국의 경우 과학적 판단을 바탕으로 4차 접종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에서, 4차 접종을 진행 중인 외국 상황과 연구를 모니터링 중이다. 정부는 당분간 3차 접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인데 4차 접종이 이뤄진다면 그 시기가 빨라야 3월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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