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대한암협회, 폐암 환자 위한 '실질적 치료비 경감제도 도입' 주장

- 폐암 환자가 정보를 가장 많이 찾아보는 곳은 블로그 등 인터넷 웹사이트이지만 관련 정보에 만족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 수준
-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학회, 정부기관, 병원에서 제공하는 것

대한암협회(이하 암협회, 회장 노동영)는 25일 폐암 환자 정보 접근성 및 폐암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폐암 이야기(이하 아가폐)'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의료계는 폐암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느끼는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신약의 급여화 등 실질적인 치료비 경감제도 도입 주장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자리에는 암협회가 폐암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폐암 진단 및 치료, 지원 등에 관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가 함께 공개돼 의미를 더했다.



◆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학회, 정부기관, 병원에서 제공하는 것
첫 번째 세션으로 진행한 ’폐암, 진단받다’에서는 폐암 환자들의 진단 및 진단 이후 치료 정보 탐색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폐암 환자가 정보를 가장 많이 찾아보는 곳은 블로그 등 인터넷 웹사이트이지만 관련 정보에 만족하는 환자는 10명 중 3명(36%) 수준에 그쳤다.

이날 웨비나에 패널로 참석한 폐암 진단 4년차인 김미영 씨는 “폐암 환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려면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한데 인터넷에는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나 믿을 수 없는 치료 정보도 많은 것 같다”며 “이번 웨비나처럼 환자가 폐암 투병 과정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전문가와의 소통을 통해 더 나은 폐암 치료 환경 조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는 “인터넷의 접근성이 좋다보니 환자들의 손이 많이 가기도 하지만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학회, 정부기관, 병원에서 제공하는 것이며, 국가암정보센터나 대한폐암학회에도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된 정보가 많다”고 했다.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용 교수는 “진료시간에 할애되는 시간이 5분 정도인데,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 폐암에 좋은 버섯 등에 대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있어 의사 입장에서 이를 그냥 넘기는 경향이 있다”며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법 찾는 것 중요
두 번째 세션 ’폐암, 치료하다’에서는 폐암 치료의 출발점인 유전자 변이 검사와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암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폐암 환자의 61%는 진단 시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았지만, 이들 중 60%는 진단받은 유전자 변이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는 “폐암은 조기 진단도 중요하지만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법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폐암은 종양의 유전적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최근에는 이미 잘 알려진 유전자 변이 뿐 아니라 희귀 변이에서도 맞춤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는 추세로, 환자가 진단 시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과 다양한 맞춤 치료 옵션에 대해 인지한다면 치료 과정이 훨씬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 올바른 정보를 찾기 위한 폐암 환자들의 피로도 상당히 높아
돌봄, 치료 환경 개선을 주제로 한 세 번째 세션 ’폐암, 함께 살다’에서는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방대한 정보 속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기 위한 폐암 환자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임을 꼬집었다. 조 기자는 “해외처럼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경제적, 정서적 지원은 물론 유전자 변이 검사 등 환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치료 정보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치료비 경감 제도 필요
또한 '환자들에게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점'을 묻자, 설문에 참여한 환자들 중 67%가 '실질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치료비 경감 제도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질환 치료에 대한 더 많은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50%, '의료진의 질적·양적 확충'이 46% 순이었다.

치료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으며, 비급여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예측하기 어려운 폐암의 예후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 등의 감정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건강보험체계를 개선하고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는 “급여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들은 본인 부담으로 치료해야 하는데, 한 달 약값이 500만원을 상회한다”며 “설령 보험이 적용되더라도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마지막 패널 토의에는 각 세션의 전 출연진과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용 교수가 참여했다. 폐암 진단 및 치료 정보 접근성 개선, 국가적 지원 현황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특히 박 교수는 “수술로 폐를 일부 떼어내면 폐의 기능이 자연스레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 폐의 기능이 수술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영 회장은 ”폐암은 발병이 흔할 뿐 아니라 국내 사망률 1위 암종으로 치료가 어렵고까다로워 환경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 필요했다”며 “암협회가 작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아가폐 캠페인이 폐암 진단과 치료, 돌봄 과정에서 환자들이 마주하게 될 높은 벽을조금이나마 낮추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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