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프 치료를 위해 가정 내에 구비해 둘 수 있는 일반감기약 제품들이 품절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 자가검사키트도 추가 품절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최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 명선에 다다르면서 자가검사키트에 이어 감기약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일반관리군에 대해 동네 병의원에서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일부 병·의원에 환자가 몰리며 즉각 약을 투약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생기다 보니 가정 내 유증상 시 복용할 수 있는 약을 갖춰두려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일 오후 9시 기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 수는 9만 326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0시 기준 국내 누적확진자 수는 196만 2837명으로, 전날 집계된 확진자 수만으로도 누적 확진자 수는 200만 명을 넘긴 것이다.
대유행이 장기화되자 정부는 지난 7일 긴급히 오미크론 대응 방안을 발표하며 60세 이상 환자나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인 50세 이상의 기저질환자 등을 집중관리군으로 분류하고 그 외 대부분의 확진자는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했다.
이처럼 무증상자와 경증환자로 대표되는 일반관리군이 자가 재택치료로 전환되면서, 셀프 치료를 위해 가정 내에 구비해 둘 수 있는 일반감기약 제품들이 품절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만약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시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우려가 일단 시중의 감기약이라도 구비해 놓고 보자는 인식들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선 약사들은 매주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감기약 등의 품귀현상을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감기약의 약국 매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매주 확진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종합감기약과 해열제 등의 물량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연쇄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약사 A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환절기가 시작됨에 따라 감기약을 찾는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상비약으로 구매해두려고 한다는 손님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해열제의 매출도 함께 늘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가격리 됐을 때를 대비해 약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는 심리가 시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사 B씨는 “거점약국에서 재택치료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약은 종합감기약과 해열제 종류”라며 “재택치료 환자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약국에 접수되는 처방전의 수도 확연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처방ㆍ조제만으로 입고된 감기약을 다 쓴 적도 있다”며 “전보다 확연히 빠른 속도로 감기약이 소진되고 있어 이전보다 주문량을 늘렸다”고 밝혔다.
나아가 “확진자 수의 더블링이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 감기약 대란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약사들이 증산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지만, 확진자 수 증가 흐름이 거세지면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시점도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자가검사키트도 추가 품절대란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확진자 증가로 자가검사를 해야 할 대상이 늘어날 뿐 아니라, 3월부터 학기가 시작되면 등교를 위해 정기적으로 키트를 사용해야 해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지적이다.
약사 C씨는 “단골손님들의 말을 들어보면 3월에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이들이 등교하기 위해선 매주 2회씩 자가검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된 수요가 정확하게 예측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 20만명, 30만명으로 간다면 자가검사키트의 수요는 그 두 배 이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초기 검사를 자가검사 꾸러미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확진자의 폭증은 공급을 늘려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니 걱정만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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