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일선 약국에서는 과거와 같은 감기약 품귀 현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 국내 제약사의 감기약 생산 지원은 뒤로 한 채 외국 의약품 도입에만 신경 썼다는 비난도 나와
코로나 환자의 급등으로 품귀현상을 빚던 감기약 및 해열진통제 부족 문제가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호주에서 긴급 도입해 안정적인 공급을 할수 있게 된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국내 해열진통제 공급확대 방안의 하나로 호주에서 유통 중인 아세트아미노펜 '현탁액'과 '정제'에 대한 긴급도입을 결정했다. 이르면 이번주부터 '약국용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50mg/ml'이, 6월부터 '약국용 타이레놀정 500mg'이 전국 도매상을 통해 약국에 공급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조치가 코로나19로 인한 감기약 및 해열진통제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해열진통제가 부족하던 상황에 미리 관련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긴급 도입이 가능한 품목과 국가를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를 통해 호주에서 아세트아미노펜 의약품의 긴급 도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타이레놀 현탁액과 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긴급도입을 결정한 의약품 중 현탁액은 일부 농도에 차이가 있어 복약지도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정제는 국내 제품과 똑같다고 설명해 약국판매에 특별한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조만간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 부족사태를 해소할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아세트아미노펜 긴급도입은 정해진 물량이 도입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아세트아미노펜 긴급도입은 물량을 정해두고 일을 진행하는 방식"이라며 "기간이 아닌 수량을 정해놓고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해열진통제 긴급도입 이후, 당분간 유사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국에서 긴급하게 약을 도입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당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과 같은 공급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약계, 불만의 이유는?
그러나 의약계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급 시기가 너무 늦어 필요성이 떨어지는데다 국내 제약사를 외면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타이레놀 긴급 도입의 배경이었던 지난 3월 국내 코로나19 정점과 함께 발생한 해열진통제 및 감기약 품귀 현상은 현재는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일선 약국에서는 과거와 같은 감기약 품귀 현상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민 보건에 중요한 의약품이 절실히 필요한 때에는 공급이 안되다가 이제 어느정도 수급이 안정된 때에 도입하는 것은 늑장행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원가 한 관계자는 "한 때 처방이 어려울 정도로 감기약 부족현상이 심각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수급이 안정됐다. 약제 추가 공급의 필요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감염병 유행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채, 여론의 눈치를 보며 정책 결정을 내리다보니 벌어진 일"이라며 "한때는 마지막 방울까지 쥐어짜서 쓸 정도로 귀한 취급을 받다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코로나19 백신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내 제약업계는 정부가 다름 아닌 ‘타이레놀’을 또 한 번 코로나19 국면의 해결 카드로 꺼내들었다는 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내 제약사의 감기약 생산 지원은 뒤로 한 채 외국 의약품 도입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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