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아와 보호자들은 생후 24개월 이전 졸겐스마를 투약하면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건강보험 급여가 반드시 필요한 입장
평생 단 한번에 25억원.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5월 국내에서 허가됐으나 초고가 약값에 쉽사리 접근할 수 없었던 졸겐스마가 건강보험 적용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빠르면 오는 7~8월이면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성분명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가 이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이하 약평위) 심사를 통과해 건강보험 급여 등재 가시권에 진입했다.
남은 과제는 25억원 규모의 졸겐스마 1회 투여 약값 지불 방식과 급여 상한금액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노바티스는 이제 향후 2개월간 절충 방안 마련을 위한 줄다리기 협상에 돌입한다.
약평위는 이달 12일 2022년도 제5차 심의를 열고 졸겐스마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타당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단, 건보 적용을 위한 조건으로 '투약 사례별 사전 급여 심사'와 '환자 단위 성과 기반 위험분담·총액제한'을 내걸었다.
◆ 척수성 근위축증(SMA)이란?
졸겐스마는 노바티스가 개발한 SMA 치료제로 1회 투약 비용이 미국에서 25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물이다. 하지만 1회 투약으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효과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돼 이번 급여 적정성도 인정받았다.
이 약의 치료 목적인 SMA는 SMN1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척수와 뇌간의 운동신경세포 손상이 발생하고, 결국 운동기능을 상실해 근육이 퇴화하는 희귀질환이다.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발병하며 다수가 2세 이전 사망한다.
SMA는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명당 1명 꼴로 발생한다. 이중 SMA 환자의 약 60%를 차지하는 제1형은 가장 심각한 유형으로 치료받지 않으면 두 살이 되기도 전에 90%의 환자가 사망한다. 국내에서 SMA 유전적 결함을 가진 보인자는 55명 중 1명이다.
1형 SMA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졸겐스마의 임상 3상(STR1VE) 결과, SMA의 자연적인 양상에선 결코 나타날 수 없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14개월째 무사건생존(주평가변수)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18개월 시점에서 20명의 환자(91%)가 보조호흡장치 없이 생존했으며 19명의 환자(86%)는 급식 튜브와 같은 비구강적 도움 없이 식사가 가능했다.
환아와 보호자들은 생후 24개월 이전 졸겐스마를 투약하면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건강보험 급여가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다. 비싼 약값으로 인해 섣불리 사용할 수 없지만, 건강보험 적용 시 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이번 약평위의 급여 적정성 인정으로 보험 급여에 필요한 가장 큰 관문은 넘었지만, 실제 적용 대상과 방법, 지불 금액 등에 대한 건보공단과 제약회사간 실무 협의가 남았다.
특히 위험분담제(RSA)를 활용해 건강보험 지출 남용을 막겠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는 조건에 부합하는 SMA 환자에게 투약을 결정한 뒤 약효가 나타나지 않으면 제약회사가 일부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또 정부는 이와 동시에 2~3년 보험급여가 유지되는 기간을 한정하고, 이 기간에 정부가 지급하는 비용의 총액을 제한해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제약사 동의 여부에 따라 내용이 확정된다.
현재 약가협상 기한은 60일, 복지부 고시기한은 30일이다. 이에 따라 오는 3분기 중에는 졸겐스마 보험급여 적용 대상 환자군과 건강보험 지원 상한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우선은 이번 약평위 심의결과로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게 됐다"며 "효과성이 검증된 많은 혁신 신약이 신속히 사용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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