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 닥터나우 형사고발...그 이유는?

-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로 볼 여지가 있어
- 의료법에 부합하는 진료·처방을 중계하는 것이 아닌, 인기있는 전문의약품들을 소비자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이들의 심리를 자극해 적극적인 소비를 유도

국내 대표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의료계와 또다시 소송에 휩싸여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대한약사회와 비대면 약배달 서비스를 두고 오랜 소송전을 진행 중인 닥터나우는 이번에는 서울시의사회와 법정에서 만나게 되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13일 오전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닥터나우를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닥터나우는 앱(어플리케이션)으로 환자가 원하는 의약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통해 의사의 진찰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뒤 자신들과 제휴된 소수의 특정 의료기관으로부터만 처방받도록 하는 등 비대면 진료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최근 닥터나우는 환자가 앱에 올라와 있는 의약품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으면 10분 내로 의사가 전화해 처방전을 발행해주고 약을 배달해 주는 ‘원하는 약 처방받기 서비스’를 내놨다.

병원에서 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해 주면 환자가 약국을 방문한 뒤 약을 받아가는 기존 방식과는 정반대로, 의약품 선택권이 의사가 아닌 환자에게 있는 셈이다. 탈모, 다이어트, 여드름, 인공눈물, 소염진통제 등 6가지 증상과 관련한 약품 27종이 서비스 대상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이후 이 같은 서비스까지 등장하자 “‘진료와 처방’이라는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고발장에서 “(닥터나우는) 환자들로 하여금 해당 서비스를 통해 탈모약, 다이어트약, 여드름약 등 전문의약품 선택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이를 자신들과 제휴된 특정 소수의 의료기관으로부터만 처방받도록 했다”며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닥터나우가 이 서비스를 통해 의료기관이나 환자들로부터 직접 수수료 등 경제적 이익을 취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사업 확장과 함께 지금까지 약 52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 의사회는 닥터나우가 앱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원하는 전문의약품을 먼저 선택하도록 한 뒤, 자신들과 제휴된 특정 소수의 의료기관에서 기계적인 처방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부분도 의료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의료법은 의사가 먼저 환자를 직접 진찰한 후, 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적합한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회는 닥터나우의 약사법 위반 혐의도 고발장에 포함시켰다.

약사법 제68조 제6항은 ‘누구든지 전문의약품을 광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닥터나우의 경우 해당 서비스를 통해 ‘BEST 약품’ 항목을 만들어 환자가 많이 찾는 인기 약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각 약품을 클릭하면 다른 환자들이 해당 약품의 효과에 대해 올린 상세한 리뷰까지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사회는 “해당 서비스는 의료법에 부합하는 진료·처방을 중계하는 것이 아닌, 인기있는 전문의약품들을 소비자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이들의 심리를 자극해 적극적인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서 일종의 ‘광고’에 해당한다”며 “약사법에서 금지하는 전문의약품 광고로 볼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의사회는 지난달 닥터나우의 서비스와 관련해 “필요한 비급여 약물을 환자가 결정하고 의사는 단순히 이를 처방하는 ‘기계적인 면허인’ 역할만 하게 된다면 의료의 본질 뿐만 아니라 비대면 진료 시장 자체를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며 언론을 통한 공론화와 함께 산하 25개구 회원들에게 제보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환자가 전문약을 골라서 선택해 처방받는 것은 약사법,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닥터나우에 공문을 발송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법률검토를 통해 시정명령 공문과는 별도로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닥터나우 측은 랭킹이나 베스트 순위 시스템을 통해 처방량을 늘릴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닥터나우 측은 현재 의료계의 문제제기와 복지부의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에 ‘해당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명 글을 올린 뒤 서비스 이름을 ‘원하는 약 담아두기’로 바꿨을 뿐, 지금까지도 사실상 같은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박 회장은 “(닥터나우의 서비스는) 진료와 처방은 의사가 하고, 조제와 투약은 약사가 하는 ‘의약분업’이라는 우리 의료관계법령과 보건의료시스템의 기본적인 체계에 위배된다”며 “부작용이 심한 전문의약품을 오남용시킬 수 있다는 위험도 수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제약사 리베이트의 사각지대’라는 점도 큰 우려 사항”이라고 꼬집었다. 닥터나우가 ‘인기 랭킹’ 목록에 있는 특정 제약사와 결탁한 뒤 특정 제품 처방을 유도해 처방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제약사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처방량에 따른 리베이트를 제공할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닥터나우는 보건복지부의 시정명령과 관련 단체의 정당한 이의 제기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공익 침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합당하고도 엄정한 법 집행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