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이 시급한 고령층 진료...소아가산처럼 노인 진료 수가도 인상 필요

- 노인 환자 진료가 일반 환자 대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이에 따른 보전이 필요
- 노인 가산료가 그동안 보건당국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진료비 시간 병산제’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역설

인구 고령화로 노인 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고령층의 진료비에도 가산수가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어 진료수가 가산이 비단 노인환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가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한노인의학회는 12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제36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한노인의학회는 지난 2019년부터 노인환자 대상 진료에 대해 ‘노인 가산료’를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노인 환자 진료가 일반 환자 대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이에 따른 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김용범 회장은 “노인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일반 환자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의사소통이나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도 많고, 또 최근 병원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면 및 방송을 통해 자신의 진료순번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들이 쌓이면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 외적인 요인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똑같이 시간 소모가 많다는 이유로 가산료가 배정된 소아와 달리 노인의 경우 그동안 이런 부분들이 외면받았다”며 “오히려 소아의 경우 부모가 의사소통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진료에 추가 소비되는 시간이 많지가 않다. 시간 소모가 적지 않은 65세 이상 노인환자에게도 소아가산과 같은 일률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노인의학회 측은 노인 가산료가 그동안 보건당국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진료비 시간 병산제’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역설했다.

김 회장은 “시간 병산제는 말 그대로 진료한 시간만큼 합해서 수가를 매기겠다는 것”이라며“그렇다면 한 환자 진료에 더 많이 쓰는 노인 진료에 더 많은 진료비가 배정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진찰료 협상에서도 이 같은 현장의 요구가 흐지부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사실 이런 진료비 가산 문제는 노인의학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비인후과, 내과 등을 비롯해 노인환자를 진료하는 모든 의료현장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라며 “따라서 의료계 전체의 목소리를 담아야 할 필요가 있고, 그 역할을 의협이 해주길 부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의학회는 가산폭은 당장 중요하지 않으며, 노인 가산료 자체가 시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첫발을 떼는 것이 최우선이다. 몇 퍼센트가 가산되느냐는 차후 문제”라며 “시작이 중요하다. 한번 시작하면 후퇴하지는 않는다. 단 1%, 아니 0.1%라도 가산이 이뤄진다면, 향후 가산폭은 현장 목소리를 통해 조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아 가산도 처음 시작할 때 폭이 크지 않았다”며 “노인가산료에 대해 정부가 생각하고 있다는 제스처만 있어도 만족할 수 있다. 소모적 논쟁으로 결렬되기보다는 작게라도 시작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인의학회의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에 대한 최신 지견은 물론 노령으로 접어 들면서 발생하는 눈과 귀 등 감각기관의 장애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강의가 진행됐다.

또, 배뇨장애 및 코로나19로 인한 노인들의 호흡기질환과 근감소증, 우울증 등 진료에 대한 최신지견을 준비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만에 오프라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노인들의 눈과 귀 등 감각기관에 대한 진료와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질환 및 우울증에 대한 진료 지침을 발표했다.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질병측면보다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많아지고 있다며, 노인들의 소외감, 고독사, 영양 문제 등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우울과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비정신건강의학과 우울증 치료제인 SSRI 처방 기간 제한이 철폐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서울병원 홍승범 교수가 우울·자살예방학회를 설립한다. 학회가 발족되면 우울과 자살문제가 더 심도있게 연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특화 건강점진 및 영양 가이드라인 필요하다"며 "학회는 노인 질환 치료를 넘어 노인의 소외와 방임 등 사회적, 환경적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을 비전으로 삼아 연구에 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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