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타이완 제2의 도시 가오슝 16km까지 근접해 실탄 훈련

- 긴장감 고조 … 중국, 타이완해협 중간선 무력화 가능성
- 샤먼 해수욕장에 장갑차 탱크 행렬

미국 내 권력 서열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불장난하면 타죽는다”고 경고한 베이징의 위협을 무릅쓰고 타이완을 방문했으나 미·중 군사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이 타이완을 사실상 포위한 채 실탄을 사용하는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대만과 인접한 해변에 장갑차를 줄지어 배치하는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관은 기자들에게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은 중국의 주권을 전혀 침해하지 않았다. 그의 행보가 위기나 무력 충돌을 일으킬만한 소재가 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미 의회와 전현직 의원들이 타이완을 자주 방문하는 만큼 하원의장이 방문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백악관의 주장을 일축하며 전방위적으로 보복하겠다고 예고했다.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눈)에는 이날 오전 푸젠성 샤먼의 한 해수욕장에서 장갑차와 탱크 등이 인파를 가로질러 지나가는 영상이 올라왔다. 피서객들은 갑작스러운 군사 행렬에 매우 놀란 모습이었다. 푸젠성은 타이완과 마주 보고 있어 중국과 타이완이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곳이다.

앞서 중국의 교부는 2일 밤 니컬라스 반스 주중 미국 대사를 긴급 조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셰펑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펠로시 의장이 천하의 나쁜 짓을 저질렀다. 고의로 불장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은 2일 밤부터 타이완 주위의 해공역에서 연합 군사 행동을 개시했고, 4~7일 타이완을 포위해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을 실시한다. 특히 타이완의 제2의 도시 가오슝과 근접한 남서쪽 훈련구역은 대만 본토와 거리가 16km도 떨어지지 않았을 정도로 가까워 타이완에 극도로 공포감을 심어주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기고에서 “펠로시의 영향은 그가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수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며 “미·중 경쟁의 속도와 강도가 더 높아지고, 그 중심에는 타이완이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타이완 해협을 무력화할 조치를 중국이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장기 집권을 성사시켜야 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왜 ‘미국과 타이완의 도발에 대응하지 못하냐’는 지지 세력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중국과 타이완이 충돌하는 것을 막고자 1955년 타이완 해협에 중간선을 그었다. 당시 중국은 현상유지 차원에서 이를 묵인했으나 타이완이 독립을 본격화한 2020년 “중간선은 없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베이징은 서구 세계의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을 문제 삼으며 타이완을 상대로 본격적인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진핑 주석은 중국 경제를 추락시킬 우려가 있을 정도까지는 갈등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미국과의 전면전은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지난대 국제관계학 천딩딩 교수는 “분명 매우 강한 반응이 있겠지만 통제 불능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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