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알프스 빙하 녹아 반세기 만에 유골·비행기 잔해 발견

- 눈에 묻혔던 ‘행방불명’ 유해 잇달아 발견
- 역대급 폭염에 전 세계 빙하 빠르게 사라져

스위스에서 이상기온에 따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알프스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50년 넘게 묻혔던 유골과 비행기 잔해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3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에 있는 헤셴 빙하에서 사람 유골이 발견돼 수습했다. 10여년 전 발길이 끓긴 옛 등반로 인근에서 프랑스인 등반객 2명에 의해 발견된 이 유골은 1970,1980년대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에는 체르마트 인근 슈토키 빙하에서도 거의 온전한 형태의 사람 유골이 나왔다. 경찰은 이 유골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분석에 들어갔다.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에 있는 알레치 빙하에서는 이달 초 경비행기 기종인 ‘파이퍼 체로키’ 잔해가 등반 가이드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비행기는 1968년 6월 30일 3명을 태우고 취리히에서 출발한 비행기로 사고 당시 탑승자의 유해는 찾았지만 비행기 잔애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겨울 눈이 내리지 않은데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겹쳐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뜻하지 않은 ‘흔적’들이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알프스산맥 상공의 빙점 고도는 해발 5184m까지 올라가며 27년 만에 기록이 깨졌다. 통상적으로 알프스 여름철 빙점 고도는 3000m~3500m였다. 빙점 고도가 올라갔다는 것은 0도 이하 기층의 높이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26일 유럽 지역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알프스 지역 빙하들이 올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빙하감시센터, 브뤼셀 자유대학교 등 분석자료에 따르면 스위스 알프스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모테라치 빙하’는 하루 5cm씩 경계선이 후퇴하고 있다.

알프스 다른 빙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북서쪽 ‘그랑에르트 빙하’는 올해 누적 적설량이 1.3m에 불과했다. 이는 과거 20년 연평균 적설량이 3.3m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히말라야 빙하들도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인도 카슈미르 지역의 빙하는 더욱 심각하다. 만년설이 봉우리 최상단에만 간신히 남아 있는 수준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카슈미르 지역의 만년설이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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