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네티즌 “정찰풍선 하나에 약 5억 원 미사일? 풍선 더 보내자” 조롱
- 1998년 캐나다 과학 풍선에 기총 1000여발 사격에도 타격 못줘... 높은 고도 탓에 효과 X
- 낮은 고도라도 기총사격의 작은 구멍으로는 대형 풍선 터지지 않아
미국이 12일 다시 한 번 미시간주 휴런 호 상공에서 ‘중국 정찰풍선’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지난 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인근 대서양에서 미국을 가로질러 비행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이후 벌써 4번째다.
4일 이후 10일에는 미국 알래스카주를 가로질러 북극점으로 향하던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고, 11일에는 알래스카주 인근의 캐나다 유콘 지역의 상공에서도 캐나다 공군과 함께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
12일 격추에는 F-16 전투기가 출동했고 앞선 4일, 10일, 11일 격추 때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기 중 하나인 F-22 전투기가 동원됐다. 하지만 단순한 풍선 형태의 비행체임에도 미 공군은 F-22와 F-16의 기총이 아닌 사이드와인더 미사일을 통해 격추했다.
아직 미국이 2~4번째로 격추한 비행물체에 대해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얼만한 크기의 비행체인지 밝히지 않았다. 모양도 제각각 이었으며, 알래스카를 가로질러 격추된 비행체는 원통모양의 소형 차량 크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 상원의 민주당 대표인 척 슈머 의원은 ABC 방송에 “4일 격추된 것보다 훨씬 작고, 서로 다르다. 정보 관리들은 이 비행물체들도 ‘감시 풍선’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친(親)정부 네티즌들은 4일 미국의 최초 격추가 있은 뒤에, “싸구려 풍선을 떨어뜨리는데, 40만 달러(약 5억 원)짜리 미사일을 쐈다”고 중국 인터넷에서 조롱했다.
이들 중국 네티즌은 “미국이 공황 상태에 빠져, 상황 조사하는 데에만 F-22 전투기 2대, F-15 2대를 보냈고, 중국의 기후관측 풍선 하나를 떨어뜨리려고 2억 1,600만 달러짜리 전투기(F-22)에서 40만 달러짜리 사이드와인더 A2A를 발사했다”며 “중국은 풍선을 더 보내야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이들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로부터 건 당 50위안(약 9,310원)을 받고 중국 정부의 선전물과 왜곡 정보를 중국 소셜미디어에 퍼뜨려, 이른 바 ‘우마오(五毛)당(50 Cent Party)’이라 불리는 네티즌들이다.
미국은 중국 네티즌의 말처럼 왜 기총사격이 아닌 고가의 미사일을 통해 풍선을 터트린 걸까. 이 미사일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40개국 공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공대공 미사일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해당 풍선, 비행체들의 높은 고도 때문이다. 4일 격추된 중국 정찰풍선은 6만 5,000피트 상공 (19.8km)를 날고 있었다. 10일 알래스카에서 격추된 비행체는 4만 피트(12.2km), 캐나다 유콘에서 격추된 것도 최소 4만 피트 이상이었다.
반면에 F-22 전투기를 개발한 록히드 마틴에 따르면 해당 전투기의 최대 상승 고도를 10마일 (16km)이다. 때문에 4일 격추 당시에 중국 정찰풍선은 대서양에서 5만 8000피트(17.7km)까지 내려왔음에도 F-22는 해당 고도까지 오르지 못했고, F-22에 장착된 20mm의 발칸포 역시 유효 사거리가 600m 정도로 해당 고도에는 이르지 못한다.
따라서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미 공군 입장에서 종류에 따라 38만~40만 달러에 이르는 사이드와인터 AIM-9X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격추 선택지가 없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미 공군은 격추 과정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4만 피트(12.1㎞) 이상을 나는 알래스카, 유콘 비행물체에 대해서도 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더군다나 12일의 미시건주 휴런 상공에서 발견된 비행물체는 불과 6㎞ 상공을 날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엔 5만 피트(15.4㎞)까지 상승할 수 있는 F-16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 하지만, 이 때에도 기총을 쏘지 않고 같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BBC 방송은 지난 1998년 캐나다가 올린 과학용 풍선이 고장 났을 때에 캐나다 공군의 전투기의 격추 과정을 소개했다. 1998년 8월 말 캐나다우주국(CSA)과 환경부, 미국 덴버대가 오존층 파괴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서스캐처원주에서 올린 헬륨 가스 풍선은 2,3일 공중에 머물다가 내려올 예정이었지만 오작동을 일으켜 대서양을 건너갔다.
이 풍선의 크기는 25층 규모였다고 한다. 땅에 펼쳐 놓으면, 풋볼 경기장 5개를 덮을 수 있는 면적의 풍선이었다. 4일 격추된 중국 스파이 풍선도 엇비슷한 크기로, 길이가 200 피트(약 60m)였다. 당시 10㎞ 상공까지 오를 수 있는 캐나다 공군의 F-18 전투기가 발진해 20㎜ 구경의 M61A1 1,000발을 쐈지만, 풍선에 충격을 주기에는 약했다. 이 풍선은 미국과 영국 공군이 계속 추적하는 가운데, 9일이 지나서야 핀란드의 머리어함 섬에 내려앉았다.
당시 이 과학 풍선을 제작했던 캐나다인 엔지니어 데일 소머펠트는 BBC 방송에 “그때 세 나라 공군이 이를 격추하려고 했지만, 이 기구(氣球)에서 가스를 빼내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기관포탄이 풍선에 맞았겠지만, 풍선의 크기에 비해서 그런 작은 구멍들로는 풍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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