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남성이 한인 여성을 살해했던 아르헨티나의 농장에 한인 36명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현지 언론을 통해 확인됐다. 지역 주민들조차 이들의 존재를 모를 정도로 외부와 교류하지 않았고, 농장 내부에는 CCTV 등 보안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더욱 의문을 불러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멘도사포스트 등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들은 경찰 조사 결과 한인 남성의 한인 여성 살인사건이 발생한 멘돠주 산마르틴 지역의 한 농장에 한인 36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과거 견과류 생산회사의 소유였던 해당 농장은 외딴 지역에 자리잡고 있고,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는 농장 안쪽에는 거주 시설로 보이는 단층 건물 몇 동이 있지만 침대와 같은 가구는 없었다.

멘도사포스트는 ‘이상한 농장: 격리와 감시, 여성살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와 같이 보도하면서 “테이블 몇 개와 공동 부엌, 명상실 등이 존재한다”며 “이 곳에서 일종의 종교활동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거주자들의 주요 동선을 살피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CCTV도 설치되어 있었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농장 거주자들은 지역 사회와의 접촉 없이 농장 내 한인들끼리만 매우 폐쇄적인 질서를 유지하며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지 경찰도 이곳에서 영적 활동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판단하에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대나 폭행 등 다른 범죄와 연관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전날 음독 자살 시도 이후 자신의 범행 일체를 자백한 한국인 남성의 신원을 김(34)씨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49세의 한인 여성이라고도 확인했다. 김씨는 지난 9일 함께 살던 여성을 목 졸라 살해한 뒤 농장 부근에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범행 이후 음독을 시도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여전히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