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내시경 재료 60% 수가 인하...이는 곧 의사들의 '필수의료 허탈하게 만드는 일'

- 포셉/스네어 등 실거래가 기준 수가 인하 예고...'의료진 허탈하게 만드는 일'
- "필수의료를 살리는게 아니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

최근 내시경 검사 및 시술에 사용되는 다회용 포셉과 스네어 정액 수가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뜩이나 필수의료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의료의 질이 더욱 저하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했지만 시장에 저질 상품이 대량 유통돼 내시경 검사와 시술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일회용 생검 포셉과 절제용 스네어 수가를 각각 62%, 61% 인하하고 일회용과 다회용(재사용) 재료 수가를 분리하는 게 골자다. 또한, 위대장내시경학회에 따르면 일회용 재료는 1만 3000원 정도인데 재사용 재료는 10~20배 더 비싸다. 재사용 재료는 멸균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멸균 기기를 따로 구입을 해야한다. 기기 값만 500만~1000만원에 달한다. 1회 소독 비용은 8000원 정도이다.

여기에 일회용과 다회용 수가를 이원화하면서 다회용 수가를 더 낮게 책정한 것도 문제라고 했다. 다회 사용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대장내시경학회에 따르면 다회용 포셉은 일회용보다 10~20배 더 비싸고 재사용할 때마다 소독·멸균 처리 비용이 추가로 든다. 심평원 기준 교체 주기는 50회지만 일반적으로 13~15회 사용 후 새로 바꾼다.

박 이사장은 "13~15회 쓰고 교체하지 않으면 안전성이나 성능 모두 크게 떨어진다. 심평원 기준보다 자주 교체하는데 소독 수가를 따로 책정하는 것도 아니고 실사용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위험에 대한 보상안도 전혀 없다"고 했다.

이는 곧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삼으면 질 낮은 제품 생산·유통을 부추기고 진단과 시술 정확성을 낮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는 지난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심평원의 수가 인하안 철회를 요구했다.

박 이사장은 “심평원의 검토안은 필수의료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내과 의사들의 허탈감을 키우는 일”이라며 “필수의료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전공의 지원율을 유지하는 내과를 압박해선 안된다”라며 내시경 위험부담이 수가에 보전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조 총무이사는 "소화기내과가 내시경으로 조기 발견·치료하면서 위암과 대장암 발생률은 물론 수술까지 가는 경우를 크게 줄었다"면서 "필수의료를 살리는게 아니라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수가 인하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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