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단이 제시한 4가지 조정 모형, 기존과 협상 구조 크게 안 달라
- “SGR 모형 폐기하고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 대대적 개선 필요”
- “벤딩 규모 및 결정 과정도 불투명... 재정운영위 소통 문제 개선해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수가협상이 지난해에 이어 가시밭길 앞에 놓인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는 불합리한 현 상태의 수가협상 구조의 대대적인 개편 없이는 협상 자체에 거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9일 의협은 성명을 통해 “의협과 의료단체가 수차례 지적해온 현행의 불합리한 수가협상 제도의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면 비장한 심장으로 수가협상 참여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다”라며 건강보험공단이 올해 수가협상을 위해 제시한 ▼SGR 개선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의료물가지수) 증가율 모형 ▼GDP증가율과 MEI증가율 연계모형 등 네 가지 조정 모형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의협은 “지난 2022년 역대 최저 수준의 수가 인상률이 확정된 후 공단에 SGR 모형 폐기와 동시에 합리적인 수가모형의 개발과 공평한 협상구조 마련 등 불합리한 현 수가협상 제도의 대폭적인 개선을 요구했다”면서 “공단이 연구를 통해 GDP 증가율 모형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적정한 수가 수준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SGR 모형과 별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의협뿐만 아니라 공급자 단체의 공통적인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가협상의 가장 핵심이 되는 밴드 결정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도 여전히 공급자 단체의 참여는 보장되어 있지 않으며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의 소통기전도 공식적으로 마련된 것은 없다”라며 “이처럼 작년 수가협상을 끝으로 현행 협상방식을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사전에 피력했음에도 수가협상 당사자인 의협 등 공급자 단체는 안중에도 없고 국감에서도 더 이상의 수가협상 참여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의료계 내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 의료의 가치가 제대로 책정된 수가를 기대하는 의사회원들의 바람은 무너진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의원유형 수가협상 권한을 의협으로부터 위임받아 실질적인 협상의 당사자로 전면에 나섰던 대한개원의협의회조차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현행의 수가 협상구조에 더 이상 협상을 할 수 없다며 협상 권한을 반납했다”며 “협회에서도 단호히 협상을 거부해야 한다는 요청이 들어온 상황에서 수가협상의 참여 명분은 더욱 약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협은 공단 측이 최근 언론을 통해 건보 재정 일몰과 공공정책수가 등을 언급하며 사전에 수가협상 여지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수가협상이 당장 2개월 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공단이 제시한 4개의 모형과 재정위원회 소위원회 개최시간을 일부 앞당기는 것이 그동안 협상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회의적이다”라며 “공단 또한 언론 매채를 이용해 건강보험 재정 일몰제 및 공공정책수가를 이유로 수가협상의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잇는 상황에서 의협의 협상 참여는 더욱 더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을 비롯한 공급자 단체는 공단과의 수가협상 사전 간담회를 앞두고 올해 협상 방식은 나아질 것이라는 실낱같은 기대와 희망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밴딩의 규모 및 결정 과정의 불투명함, 재정운영위원회와의 소통기전 부재, 자정을 넘어서는 소모적인 협상, 계약 결렬시 공급자 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건정심 의결 과정 등 산적한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개선의 여지는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탄식했다.
아울러 “현행 수가제도의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면 협상의 참여 거부까지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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