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의료연대가 간호법 제정을 다시 한 번 반대하며 연대 총파업까지도 언급해 의료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의사들이 얼마나 파업에 동참하는지에 따라 다른 직역들의 파업 참여 수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보건복지의료연대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자리에서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대통령 거부권도 행사되지 않으면 연대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보건복지의료연대에는 의협을 비롯해 13개 보건의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들은 이번 파업이 단순 의사 뿐만 아니라 여러 직역이 참여하는 만큼 의미와 메시지가 남다를 것이라고 했다. 의사를 비롯해 간호조무사, 응급의료사, 임상병리사 등 다양한 직역이 함께 나서기 때문에 지난 2020년 의사 파업보다도 더 큰 파괴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의사만 파업에 나서면 지난 2020년 의사 파업 때처럼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의사를 포함, 다른 의료 직역들도 연대해 파업하는 방식은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도 ‘왜 의사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 직역들도 간호법에 반대할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과거 국민 목숨을 담보로 밥그릇만 챙긴다는 비판을 받아온 의사 파업과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조무사만 파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른 직역들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의협이 선두에 나서는지 안 나서는지가 사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의사들이 나서 개원가까지 파업에 돌입하면 간호조무사도 나설 수 있다. 개원가에 있는 다른 직역들도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도 “이번에는 의사만 파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의사가 파업하면 국민 목숨을 담보로 시위를 한다며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의사와 치과의사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직역은 간호사보다 더 어려운 약소 직역들이다. 국민들도 우리가 왜 삭발까지 하면서 나서게 됐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장 회장은 “임상병리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단체들이 의사를 중심으로 일하는 보조 업무 직역들이다. 의사들이 파업하면 우리 업무가 가능하겠나”라며 “당연히 의사가 파업하면 같이 파업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 강용수 회장은 “의사가 나서면 의료기사들과 간호조무사 등도 다같이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응급구조사들도 의사들과 함께 파업에 나설 것이다. 소방공무원은 나서기 어렵겠지만 민간이송단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