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 등의 법안 통과가 2주 가량 뒤로 미뤄지면서 절충안 마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될 것이 유력했던 해당 법안들은 우선 4월달 혹은 추후 상정으로 미뤄졌다.

29일 여야 원내수석대표는 국회 4월 의사일정을 합의하면서 간호법 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6개 법안의 상정을 추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간호법 등은 관련 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최종 대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수용 가능 여부는 추후에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법 등 복지위 법안들의 상정이 연기된 이유는 지속적으로 법안 자체적인 문제점 지적과 의료계의 극심한 갈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간호법이 모호한 조항을 내포하고 있고, 기존 의료법과도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국회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간호법의 모호성이 의료기관 범위가 특정되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의료법 제3조 1항에 명시된 의료기관, 보건의료기본법 제3조 제4호에 명시된 보건의료기관 등 정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또, 간호법 제26조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에 교육 전담간호사를 두도록 의무화 하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데, 해당 규정은 의료법 제41조 2의 내용과 동일하다. 향후 의료법과 중복되는 내용의 조항을 어떻게 정리할지도 협의가 필요하다. 특히 의료계가 엄청난 반발을 보이고 있는 ‘지역사회’ 조항이나 ‘간호조무사 응시자격 학력 상한’ 삭제와 같은 내용이 논의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이와 관련해 국회 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은 간호법 등을 관련 단체들과 이번주 차례대로 면담해 협의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대안 논의를 위해 해당 단체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30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연대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의 장인호 회장은 “우리는 끝까지 결사 저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통과시킨다면 13개 단체 연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며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악법을 무리하게 추진한 민주당에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법안 저지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부단하고 치열한 노력의 결과로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상식과 합리를 지닌 여러 의원들이 우리 주장에 수긍하기 시작했고, 지난주 부의를 반대하는 국회의원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박명하 위원장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 즉시 13개 단체 회장단이 연대 단식에 돌입하기로 합의가 끝났다”며 “또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바로 파음을 위한 전 회원 투표와 함께 총파업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파업 시기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 상황에 따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