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로 늘어나는 재택의료 수요를 잘 소화하면서 질을 챙기려면 디지털 헬스케어의 선택을 피할 수는 없기에 재택의료도 디지털 헬스케어 바람이 거세졌다. 문제점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의미가 자칫 '의사가 환자를 찾아간다'는 재택의료 기본 개념의 혼동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대한재택의료학회 주요 화두도 디지털 헬스케어와 재택의료였다. 세브란스병원의 김 교수는 "파킨슨·치매·뇌졸중 같은 질환을 앓으면서 재택의료가 필요한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의료 인력과 자원은 한정되고 거리와 시간의 제약을 받는 재택의료 시스템 한계를 극복하려면 디지털화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비대면 진료뿐만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재택의료와 융합하면 환자가 원하는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늘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경계 없는 의료가 구현된다"고 내다봤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재택의료에 필수적인 기술 상업화도 3년 안에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환자의 체온·호흡·맥박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센서 기술이 대표적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디지털 치료제, 메타버스 등 디지털 헬스케어 전반이 재택의료 현장에 들어올 거라고도 했다.
문제는 이런 기술이 비대면 진료를 전제로 하는 만큼 대면을 전제로 하는 재택의료와 융합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와 재택의료는 배치되는 개념이라 양립하기 어려울 거란 의견도 있다. 또한, 제대로 활용하면 좋겠지만 자칫 재택의료 현장의 균형이 깨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된다는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비대면 진료와 재택의료를 대체제가 아닌 보완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재택의료학회 박건우 이사장(고려의대)은 재택의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하는 과정에 방문진료가 비대면 진료보다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환자가 처한 환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비대면 으로 많은 정보를 받아도 의미 있는 지표인지 판별하기 불가능하다"면서 "진료 계획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적용하고자 한다면 우선 집에 가서 환자의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환자가 처한 환경을 살피고 그에 맞춰 센서나 디지털 기기를 처방해야 한다. 모니터링은 (비대면은 물론) 방문간호로 (대면으로)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서 정보를 받을 때 원활한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된다. 이때 비로소 의료 질 보장과 비용 저감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도입하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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