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벨라루스로 망명... 러시아에 남은 용병들은 어쩌나

- ISW “‘반란 용병 사면·비가담자 국방부 계약’ 등 합의 내용, 허점 존재해”
- “독립단체로서 바그너그룹, 소멸 가능성 높아... 일부 용병은 불만 ↑”

러시아 정부를 겨냥해 들고 일어난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1일 천하로 막을 내린 가운데 이번 반란에 가담했던 러시아 정규군 장교들과 용병들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출처 : 로이터통신

24일(현지시간)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반란을 일으켜 모스크바로 향하던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의 회장과 그의 휘하 용병부대가 행진을 멈춘 배경에는 벨라루스 정부 측의 적극적인 중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프리고진은 면책을 얻고 벨라루스로 망명할 것이 유력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 절차를 취소했고, 프리고진은 곧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란에 가담한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 대해서도 기소하지 않을 것이며, 반람에 가담하지 않은 용병들에 한해 다시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갱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이와 관련한 크렘린궁의 발표 내용에 다수의 허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ISW는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감안 하더라도 “특정 용병에 대해 반란 가담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불분명하고, 반란에 동조한 용병의 운명에 대해서는 사면조치를 내리겠다는 것 외에 다른 점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그룹의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ISW는 전했다. 비록 크렘린궁과 프리고진이 합의한 사항이라고 해도 "바그너그룹이 국방부에 통합되는 데 대해 전적으로 협조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는 게 ISW 설명이다.

특히, 프리고진과 크렘린궁이 합의한 내용에 대해 프리고진이 사전에 바그너그룹의 지휘부 및 용병들의 동의를 구했는지에 대한 여부가 불명확한 만큼 이들의 국방부 계약 체결 등은 언제든지 불만을 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ISW는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그룹과 함께 기꺼이 복무할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바그너그룹 용병은 우선 개별적으로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러시아에서 동원 해제되거나, 벨라루스로 떠나는 등 거취와 관련한 다양한 가능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고 ISW는 진단했다.

아프리카나 중동에 배치돼 바그너그룹이 이전부터 진행해온 광물 관련 산업에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그너그룹은 2018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과 군사 지원 계약을 맺는 대가로 광물 채굴권 등 이권을 챙겨왔다.

ISW는 "이번 합의에 따라 프리고진이 주도했던 독립적 단체로서의 바그너그룹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조직의 핵심 요소는 새로운 형태로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