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 아기, 부모가 타서 준 젖병 마시고 펜타닐 중독으로 사망
미국에서 10대 엄마가 생후 9개월이 된 아들의 분유에 ‘좀비마약’으로 불리는 마약을 섞어 줬다가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마약이 국내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빌 리퍼 나소 카운티 보안관은 살인 및 금지 약물 소지 혐의로 10대인 A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의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재우기 위해 펜타닐을 젖병에 타 아이에게 먹였다. 아이는 해당 젖병을 마시고 거실에서 의식을 잃었고 발견 당시 이미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 이후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숨진 아기의 젖병에는 성인 10명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양의 펜타닐이 검출됐다. 보안관은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된 젖병을 꺼내보이며 “아기의 혈액에서 펜타닐이 발견됐다는 검시관의 보고서를 받았고, 사망 원인은 펜타닐 과다 복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엄마가 아이에게 펜타닐을 먹일 수가 있느냐. 정상이 아니다. 정말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10만 명 중 80% 이상이 펜타닐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낫다. 현재 미국 내 18~45세 청장년층의 사망 원인 1위가 펜타닐 중독일만큼 마약문제가 극심하다.
펜타닐은 중독성이 매우 큰 합성약물로 아편 계열의 헤로인보다도 100배에 달한다. 원래는 말기 암 환자처럼 극심한 고통을 겪는 중증질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한 진통제 성격의 약이지만 합성 마약으로 가장 많이 오용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작용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이다. 단 한번만 복용하더라도 엔돌핀 분비에 문제가 생겨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는 고통과 구역, 구토, 의식 혼란 등이 나타난다. 이에 결국 지속적인 복용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며 투여량이 늘어날수록 호흡정지가 나타날 우려가 높고, 호흡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평생 오한 및 떨림, 약물에 대한 중독 등으로 고통받는다.
10대 청소년의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10대 청소년의 뇌는 여전히 성장중이기 때문에 성인과 비교해 약물 중독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청소년기에 약물을 오남용하면 훨씬 더 치명적이고 중독 위험이 크다. 특히나 펜타닐의 경우 다른 마약류보다 오남용 시 1년 이내에 중독증세를 보일 확률이 성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에서도 펜타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최근들어 펜타닐 등 마약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1년 서울의 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체포된 10대 청소년들의 몸에서 합성마약인 펜타닐이 검출됐으며, 지난해 9월에도 자신의 집 거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10대 청소년의 혈액에서 합성대마 성분과 엑스터시가 검출됐다.
국과수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부검 사체에서 마약이 검출된 건수는 지난해 69건에 이르러 전년도(43건)와 비교해 60%가 넘게 증가했다. 가장 많이 검출된 약물은 필로폰이었으며 2번째가 펜타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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