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세계대전 전후로 세균전 등을 위해 식민지인들을 강제동원해 생체실험을 자행해온 일본 관동군 생화학부대인 ‘731부대’의 조직 구성과 부대원 명단 등이 담긴 공식 문서가 발견됐다.
지난 17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1940년 관동군이 조직 개편하며 작성한 것으로 부대 구성과 함께 부대원의 성명, 계급 등 정보가 담겼다. 표지에는 1940년 9월 30일에 작성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일본의 국립공문서관은 이 문서를 후생 노동성으로부터 넘겨 받아 보관하고 있었고, 이를 메이지가쿠대학 국제평화연구소 마쓰노 세이야 연구원이 발견해 공개됐다.
장교 명단에는 이시이 시로 부대장을 비롯해 총 97명의 이름이 계급과 함께 기재됐으며 군의관 이외에 대학 의대에서 파견된 의학자들도 ‘기사’라는 직함으로 열거돼있다. 문서에는 세균전 부대로 알려진 100부대 직원 명단도 포함되어 있어 누가 어떤 식으로 생체실험에 관여했고 전후에 어떻게 처발 받거나 살아왔는지도 알 수 있는 자료로 사용될 것을 보인다.
그동안 일본은 패전하기 직전 소각 명령 등을 통해 731부대와 관련한 자료를 대거 인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구체적인 생체실험의 전말과 책임자를 가릴 명백한 증거나 자료가 부족해 단편적으로 간접적인 자료와 증언 등으로만 진실 규명이 시도되어 왔다.
그러나 공식 명단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731부대에서 악행을 자행한 의사 등은 과거를 숨기고 일본의 병원이나 제약회사 등으로 들어가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교도통신은 “이번 문서는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발굴됐지만 또 다른 정부 보유 자료가 어딘가 파묻혀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일본 정부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것으로 알려진 자료를 비롯해 전쟁 책임감을 갖고 자료를 수집해 실태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제 관동군 산하의 731부대는 1932년부터 1945년 패망 전까지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일대에서 비인륜적인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생체 실험을 위해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 등 식민지인 및 전쟁포로들을 동원해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라고 부르며 다양한 생체 실험을 자행해왔다.
부대 소속 의사와 과학자들은 이들을 페스트균, 탄저균 등 여러 세균에 감염시켜 관찰하거나, 산채로 해부하는 등 잔혹한 실험을 행했다. 하얼빈시가 확보한 명단에 따르면, 이 부대의 실험실에서 죽어간 사망자는 3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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