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람도 ‘시신 가방’에 넣는다... 살인적인 폭염에 응급조치

- 환자 응급조치용으로 시신가방 동원... 25일간 43도 이상 폭염 지속돼

유례 없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미국에서 온열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응급조치로 ‘시신 가방’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얼음을 가득채워 부패를 막는 용도로 사용되는 시신 가방을 열사병 환자의 급증으로 이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24일 미국 CNN 등 뉴스 보도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를 비롯해 미국 남서부는 올 여름 최약의 살인적인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피닉스시의 이날 기온은 46.6도를 기록했고, 올해들어 43도 이상의 폭염이 발생한 일수가 25일에 이른다. 이는 관측 사상 최장기간이다. 종전 기록은 1974년 당시 18일이었다.

또, 텍사스 중부의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동북구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보고되고 있다.

이에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 미 남서부에 위치한 관광지인 데스밸리 국립공원,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밸리오브파이어 주립공원 등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7명이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 대부분 하이킹들 즐기다 열사병 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 화상센터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화상 환자 20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고, 그 중 45명은 입원한 상태이다. 현지 의료진은 “여름철 화상 환자가 원래도 많긴 하지만 올해에는 폭염이 지속되며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며 “뜨거운 표면에 머무를 경우 10~15분 안에 화상을 입어 피부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열사병 환자를 돕기 위한 응급처치용 시신 가방도 활용되고 있다. 시신 가방은 내부에 얼음을 가득 넣어 온도를 낮춘 가방으로 원래는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사용된다. 열사병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환자를 잠시 가방 안에 넣어 열을 식히며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CNN은 원래 열사병 환자들은 욕조를 이용해 응급처치를 해왔으나 올해 여름에는 환자가 급증해 시신가방을 차선책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신 가방을 활용할 경우 두 배 이상 빠르게 몸을 냉각시켜 열사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한편 이상 고온에 시달리는 나라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남유럽도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비상사태에 몰렸다. 매년 여름 휴가철 관광객이 몰리던 그리스 아크로폴리스는 낮 기온이 연일 40도 안팎을 기록하자 임시 폐쇄됐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에는 현재 폭염 적색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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