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했지만, 불가항력 사고였다.', "신생아 뇌성마비 장애...12억원 배상 판결은 가혹"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최선을 다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너무 가혹한 판결”이라며 “상급심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했다.

신생아 뇌성마비 책임을 물어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원을 배상하라고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분만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라는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법원은 산모가 보험사를 상대로 잔여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사건의 진료기록 감정 자료를 증거로 인용했다”며 “향후 항소심에서 감정의견서를 추가해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태아 심음 변동성(beat-to-beat variability) 소실이 있었다는 기록만으로도 태아 곤란증을 의심할 수 있었지만 법원은 이를 간과했다”며 “뇌성마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궁내 감염이 그 원인일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의사가 대면진료를 하지 않았다고 이를 주의 의무 위반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분만실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태아 심박동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실시간으로 산모를 관찰하면서 간호사는 의사 지시에 의해 NST(non-stress test, 태동 검사)와 관장을 시행했다”고 했다.

산의회는 "분만이라는 본질적 위험성을 지니는 의료행위에 있어서는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더라도 산모, 태아 및 신생아의 사망과 신생아 뇌성마비 등의 의료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실제로 2018∼2021년까지 분만의료기관 80곳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전국 250개 시·군·구 중 42%(105곳)는 분만취약지로 분류된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출생 당시 생체 활력 증후가 전혀 없이 출생한 신생아를 최선의 노력을 다해 살려내서 상급 병원에 전원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12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배상 책임을 지게 했다”며 “이번 판결로 인해 분만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얼마나 많은 상처를 안고 분만 현장을 떠나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분만의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일생을 바쳐온 산부인과 의사들이 더 이상 견뎌야 할 이유는 이번 판결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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