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경기 도중 관중이 총에 맞아 다쳤으나 목격자도,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도 없어 추측만 무성한 미스테리로 남고 있다. 심지어 총에 맞은 사람은 1명이 아닌 지금까지 확인 된 것만 3명이다.
앞서 총에 맞은 여성들 중 한명이 경기장에 총을 가져갔다가 실수로 발사된 사고라고 보도되기도 했으나 이 여성의 변호사가 이를 직접 부인했다. 총에 맞은 40대 여성을 변호하고 있는 존 맘은 “우리 의뢰인은 야구 경기 관람 중 총상을 입고 응급치료를 받았다”며 “그는 총기를 반입한 적도, 총기가 발사된 것과도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대변했다.
이어 “엑스레이 등 사진 증거를 검토한 결과도 의뢰인의 부상이 자해나 실수로 총기를 발사해 생긴 결과가 아님을 의료전문가들도 인정했다”며 “우리는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 이 문제를 계속해서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경찰도 25일 성명을 통해 “한 여성이 총을 가져와 자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다치게 했다는 주장은 경찰 조사를 통해 공개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라며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40대 여성은 오른쪽 다리에 2발의 총상을 입었다. 총알 중 하나는 허벅지를 관총했고, 다른 하나는 종아리에 맞아 정강이에 박혔다.
총격은 25일 경기 4회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카메라에도 다리에 총을 맞은 40대 여성이 주변 관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이 담겨있다.
ABC뉴스는 40대 여성 외에 또 다른 30대 피해 여성, 20대 여성이 시카고 공립학교(CPS) 교사라고 전했다. 이들은 수업 첫 주가 종료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공립학교는 "소속 교사가 부상을 당했다고 확인했다"며 "전체 학생들과 교직원을 대신해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30대 여성은 후드티에서 총알이 발견됐다. 이 여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등을 꼬집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총알이었다"며 "충격은 받았지만 괜찮다"는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했다.
20대 피해 여성과 함께 야구를 관람했던 한 남성은 시카고 선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여동생과 대화를 나누던 중 빈 플라스틱 물병을 찌그러트릴 때와 같은 큰 소음을 들었고, 직후 여동생이 '복부에 공을 맞은 거 같다'는 말을 했다"며 "저는 '공을 맞은 거 같으면 어서 살펴보라'고 말했고, 여동생의 하복부에서 작은 찰과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몇 줄 뒤에 앉아있던 또 다른 여성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고, 바닥에 피가 묻어 있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라고 생각했다"며 "그제야 다른 여성이 다리에 총을 맞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은 경기장에서 응급처치받았고, 지금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BS 뉴스에 따르면 경기장에서 3명의 여성이 총격을 받았을 때 쯤 야구장에서 1마일(약 1.6km) 떨어진 곳에서 9발의 사격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경찰은 우선 경기장 내부에서 총이 발사됐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놀랍게도 총기사고가 발생했지만 경기는 중단되지 않고 속개됐다. 브라이언 맥더못 순찰대장은 “화이트삭스 구단에 공공의 안전을 위해 경기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목격자들은 ‘펑’하는 소리를 들었음에도 총격사건이 발생한 줄도 모르고 경기를 계속 관람했다.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다 다친 2명의 여성을 돌보던 시카고 대학 의료센터 제인 파난 시카고대학 의료센터 박사도 "총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군중의 소동도 없었다"며 "다만 한 남성이 계단 위로 달려와 머리 위로 손을 흔들며 도움을 요청했고, 가서 보니 출혈이 많은 여성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 담당자는 "무기의 폭발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게 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스캇 레이퍼트 화이트삭스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경기를 유지하는 건 전적으로 경찰의 판단에 달렸다"며 "당장 큰 위협이 없다고 판단해 경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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