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비 높은데 내연차보다도 싸게 판매
- 현 상황 모두에게 지속가능하지 않아"
- 3분기 매출 1.4%↓ 영업이익 6.8% 감소
독일3사라고 불리는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시장에서 전기차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자면 26일(현지시각) 벤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일 애널리스트 대상 설명회에서 “경쟁사들이 차량 가격을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보고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높은 비용을 들여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더 낮은 가격에 전기차를 팔고 있다”고 말하였다.
빌헬름 CFO는 “현재 상황이 모든 이들에게 완전히 지속가능한 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며 “(전기차 시장은) 꽤나 잔인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미국의 테슬라가 촉발한 후 포드 등이 동참해 온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에 반발해 온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매출액수익률(ROS)이 12.4%로 조정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가이던스(회사 목표치) 범위인 12~14%의 최하단이다.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와 더불어 경기 침체, 공급망 악화에 따른 48볼트 배터리 부족 등이 수익 악화 요인으로 함께 거론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2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6.8% 쪼그라든 48억유로로,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가까스로 넘겼다. 공급망 악화에 따른 비용과 환차손 등이 3억2900만유로의 손실에 기여했다.
빌헬름 CFO는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 기존에 세워 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는 있지만, 전기차 마진이 예측 대비 낮게 유지된다면 내연차 판매 수익으로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며 “일부 모델의 가격 할인이 고가 전략의 대대적 수정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50%를 하이브리드 모델과 전기차로 채운 뒤 그 이후부터는 순수 전기차만 출시할 계획이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주가는 전일보다 3.54유로(5.77%) 급락한 57.84유로에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일(57.07유로)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치다. 장중에는 낙폭이 6%를 넘기며 EUROSTOXX50지수(유로존 국가의 블루칩 종목 50개를 추종하는 지수) 편입 종목 중 최악의 성적을 냈다.
같은 날 BMW와 폭스바겐 주가도 각각 3.01%, 0.82% 하락 마감했다. 아르노 안틸리츠 폭스바겐 재무 담당 이사는 “저가 라인 판매 호조와 생산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에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특히 “유럽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투자에 망설여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회사는 이미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25억유로 규모 손실을 반영해 연간 이익률 가이던스를 내려잡은 상태다. 올해 첫 9개월 동안의 이익률은 3.4%였다.
씨티그룹의 헤럴드 헨드릭세 애널리스트는 “가격 압박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마진이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금리와 암울한 경제 상황 등으로 프리미엄 신차 수요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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