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에 초음파 판매에 적극적인 기업들, 일부 기업은 판매 입장 없어

- GE‧지멘스‧필립스 등 새로운 시장 판단 판매 나서
- 삼성‧캐논 등은 "공식적 판매는 없다" 선 그어

한 재판에서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했던 대법원의 판결 이후에 한의사들이 초음파 진단기기에 관심이 점차 높아지자 GE헬스케어 등 일부 기업들은 이를 호재로 보며 한의사들에게 관련된 제품 판매에 적극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 반면 삼성메디슨 등은 공식적인 한의사 초음파 판매는 없다며 상반되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최근 유튜브 등에는 GE헬스케어의 ‘LOGIQ P9’, ‘Voluson S6’, ‘Versana active’, ‘S6 volusion’ 등을 구매해 진단에 활용하고 있다는 한의사들의 영상과 글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들은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해 내과질환, 다이어트 등에 초음파 진단을 활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렇듯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이 한방병‧의원으로 확대되는 모습에 관련 기업들도 판매에 나서고 있다.

복수의 의료기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GE헬스케어코리아는 한의원 전담팀을 꾸려 영업에 나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GE헬스케어는 2009년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영업에 나섰다가 의사단체들의 반발로 판매중단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대한의사협회 등에선 GE헬스케어에 항의서한 등을 보내고, 제품 불매운동에 나설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 이러한 의협 등의 행보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제재를 받았지만 GE헬스케어는 이후 한의원 등과 초음파 진단기기 거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법원 판결 후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 다시금 한의사에게 영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GE헬스케어코리아 관계자는 “한의사 영업 전담팀은 없다. 꾸릴 계획도 없다”면서도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도) 환자를 위한다는 목적은 같지 않나. 양의사와 한의사를 구분해서 기기를 판매하지는 않는다”고 회사 차원의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판매를 인정했다.

지멘스헬시니어스도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판매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멘스헬시니어스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의사 대상 '별도'의 판매 계획은 없다”면서도 “기존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한의사들이) 문의나 관심을 보인다면 고객의 한 분으로 응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코리아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필립스코리아 제품을 구입한 후기 등이 다수 올라왔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한의사들에게 초음파 진단기기 판매에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캐논메디칼 관계자는 “우리는 (한의사에게 초음파 진단기기를 판매할) 생각이 없다”며 “(초음파 진단기기는) 교육과 숙련도가 요구되고,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도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판매 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론 없다”며 “(한의사들이) 중고 제품이 일부 대리점 등을 통해 한의원에 유통됐을 수는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한의사 전담) 팀을 꾸리거나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도 한의사들의 초음파 진단기기 이용에 대해 불편한 기색과 함께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초음파 진단)기기 자체는 위해가 없다지만 오진, 가령 자궁내막암을 발견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과잉 진단, 그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 등의 문제가 있다”며 “한의원에서 영상 검사로 검사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그 비용을 한약에 포함시켜 받을 수도 있다. 영상 의료기기가 한약을 쓰기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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