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글 독점 불법' 판결... 빅테크 제국에 제동 걸린다

검색·광고 시장 불법 독점 인정... "애플·삼성에 돈 주고 시장 장악"
구글 "즉시 항소" 반발... 전문가들 "MS 등 경쟁사 반사이익 예상"
25년 만의 빅테크 제재... 애플·아마존·메타 등 다른 기업 영향 주목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내렸다.



아미트 메타 판사는 227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을 통해 "구글은 검색과 텍스트 광고라는 2가지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독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판사는 구글이 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디폴트)으로 설정하기 위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비용을 지불한 행위가 독점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법 2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구글이 애플 아이폰과 삼성 안드로이드폰 등의 검색서비스 독점을 위해 지불한 260억 달러(약 35조7000억원)가 다른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고 보았다. 또한, 구글이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검색 광고 가격을 인상하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현대 인터넷 시대에서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첫 번째 반독점 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1990년대 말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기술 독점 금지 소송 이후 약 25년 만에 나온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 아마존, 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반독점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나아가 빅테크 기업들의 사업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처벌 내용은 추후 재판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외부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기본 검색엔진으로 지정하는 행위가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더 나아가 구글의 검색사업과 광고사업을 강제적으로 분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판결로 인해 검색 시장에서 구글에 크게 밀렸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MS의 검색엔진 '빙'은 현재 시장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번 판결에 대해 즉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 측은 "이용자들이 구글을 선택하는 것은 유용하기 때문"이라며 "구글이 앞선 것은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이 결국 대법원까지 가야 끝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번 판결 이후 뉴욕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45% 하락한 159.25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구글로부터 검색 엔진 탑재와 관련해 수백억 달러의 비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주가도 4.82% 떨어진 209.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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