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겨울 기온 17도 상승... '땅콩 모양' 소용돌이에 과학자들 우려

나사 "7월 성층권 기온 최고 17도 상승... 44년 관측 중 가장 빠른 온난화"
극 소용돌이 '땅콩 모양' 변형... 기후 시스템 불안정성 증가 징후
전문가들 "남극 얼음 취약해질 것" 경고... 해수면 상승 위험 고조

나사 지구관측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남극 대륙의 성층권에서 이례적인 온난화 현상이 관측되었다.


▲ 지난해 8월 5일 남극 성층권 기온(왼쪽)과 올해 8월 5일 남극 성층권 기온. (사진=나사 지구관측소)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대기 연구원인 로렌스 코이와 폴 뉴먼은 지난 7월 남극 대륙 위 성층권의 기온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최고 17도까지 상승한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남극 성층권의 겨울 기온은 영하 80도 정도로 매우 낮다. 그러나 지난 7월 7일, 성층권 중간 기온이 15도나 상승했다. 이후 7월 22일에 기온이 다시 내려갔다가 8월 5일에 17도가 다시 상승하는 등 큰 폭의 기온 변동이 관측되었다. 코이 연구원은 이번 현상에 대해 "7월 사건은 지구 대기 데이터 분석 연구소가 44년 동안 기록한 관찰 중 가장 빠른 성층권 온난화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층권의 온난화는 지상 근처의 대류권 날씨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류권의 기온도 평균 4도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층권 온난화와 함께 주목할 만한 현상은 '극 소용돌이'의 변화다. 남극 소용돌이는 성층권에서 발생하는 강한 바람으로,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회전하는 팽이처럼 둥근 모양으로 찬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난 8월 5일, 이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땅콩 모양으로 변형되는 현상이 관측되었다.


코이 연구원은 이러한 남극 온난화 현상이 5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며, 북극에 비해 훨씬 덜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북극의 경우 대류권 지형으로 인해 바람 흐름에 방해를 받아 극 소용돌이가 더 자주 불안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뉴먼 연구원은 이번 현상의 원인에 대해 "해수면 온도와 해빙 등 대류권에서 시작된 변화가 위쪽(성층권)에 전파되며 대규모 기상 시스템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극 기온이 급작스럽게 상승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현상은 단기적인 기온 상승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징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 동남극 일부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최고 30도 정도 높아졌다고 한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기상학자인 데이비드 미콜라지크 교수는 "앞으로도 남극 대륙에 이런 폭염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남극 대륙의 얼음이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극 대륙의 모든 얼음이 녹을 경우,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45.72m나 상승할 수 있어 전 세계 해안 지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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