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 매입에 신중한 태도 지속…금값 상승에도 변화 없는 정책

한은, 외환보유액 운용 기조 따라 금 매입에 신중
낮은 유동성과 변동성 우려, 금 매입을 꺼리는 이유
금 추가 매입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어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한은)은 여전히 금 매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값 상승에 따른 기회 수익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한은은 여전히 외환보유액 운용 기조에 맞춰 안전성, 유동성, 수익성을 우선시하며 금 매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13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2013년 김중수 전 총재 시절 20톤의 금을 추가 매입한 이후, 지난 12년간 금 보유량을 104.4톤으로 유지해왔다. 현재 한은이 보유한 금의 가치는 약 47억 9천만 달러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1.2%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한은의 태도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은 1,186톤의 금을 매입했으며, 4분기에는 333톤이 추가로 매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은의 금 보유량은 2013년 말 세계 32위에서 지난해 말 38위로 하락했다.

한은의 금 매입을 꺼리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유동성이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현금화가 어렵고, 외환보유액의 특성상 즉시 현금화가 중요한 상황에서 금은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최근 외환보유액이 4천억 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유동성 문제가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금은 단기적으로 큰 변동성을 보이는 자산으로, 때로는 투기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이 금 매입에 신중한 이유이다.


한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90톤의 금을 매입했으나, 그 이후 금값이 급락하면서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현재 금값이 온스당 3천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언제 하락세로 전환될지 알 수 없어 외환보유액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또한 금은 이자나 배당이 없고, 보관 비용이 발생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도 주식보다는 낮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금을 매입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은은 다른 나라들이 금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등은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을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금 추가 매입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시장 여건을 주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금 매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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