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 퇴직 간부들을 사내대학 교수로?...경질 후 연봉 9000만원 교수로 임용해 논란

- 투기의혹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상임이사 4명을 연봉 9000만원의 사내대학 교수로 임용
- 국민의 시선을 교묘히 피해 제 식구를 챙긴다는 비판은 내부에서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신도시 투기의혹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상임이사 4명을 연봉 9000만원의 사내대학 교수로 임용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여론이 나빠지자 일단 책임자들을 경질한 뒤 전관예우로 자리를 챙겨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경질 5개월만에 사내대학 교수 자리 제공
지난해 7월 신도시 투기 사태로 물러난 변창흠 사장 후임으로 취임한 김현준 LH 사장은 “비위 직원 관리·감독 부실과 부동산 투기 사태 등의 책임을 묻겠다”며 상임이사 4명을 경질했었다. 당시에도 교체됐던 상임이사 중 2명의 임기가 9일밖에 남지 않아서 ‘꼼수 쇄신’이라는 비판이 일었는데,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투기 사태로 퇴직한 상임이사 4명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 걸쳐 LH 사내 대학인 LH토지주택대학원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경질 5~7개월 만에 이들에게 사내대학 교수 자리까지 제공한 것이다.

LH토지주택대학은 조직 내 고졸 사원의 재교육을 위해 설립한 사내 대학으로 비전임교수 연봉은 전문임기제 공무원 가급 수준인 9039만원이며 임기는 2년이다. 이 대학 비전임 교원은 LH 내·외부에서 두루 충원하는데 공모가 원칙이지만 공사 재직 경력자에게는 예외가 적용된다. 최근 임용된 4명의 전직 이사들 역시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에 대해 LH는 “(사내대학 비전임교수 임용은) 임기가 정해진 상임이사를 마치고도 정년까지 회사에 역량을 쏟아부으라는 취지로 2014년부터 이어져온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임 간부를 사내 대학 교원으로 임용한 건 이들이 실무적으로 가장 전문가이기 때문”이라면서 “정년 때까지 후배들을 양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연봉도 원래 받던 1억 8000만원가량에서 9000만원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이 지난해 받은 연봉 1억 8000만원 가운데 기본급은 약 1억원이고 성과급이 약 8000만원이어서 기본급은 사실상 보전됐다.


◆ 안팎에서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
이에 LH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의 한 간부는 “(상임이사의 교수 임용은) 지속돼온 관행이었으나 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면서 국민의 시선을 교묘히 피해 제 식구를 챙긴다는 비판은 내부에서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H 투기 의혹을 지적했던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도 “그 사람들의 개인 잘못을 묻자는 게 아니라 LH 사내 자정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LH 개혁은 비판받을 지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도 “LH가 쇄신 사퇴를 발표하고 바로 돌려막기식으로 (인사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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