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전달체계를 훼손하고 적정 의료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신증설 관리 강화 등을 시행할 계획
- 확진 의료진에 대한 지원 및 코로나 사망 의료진에 대한 의사자 지정 등 지원방안 마련을 주문
최근 들어 대학병원들이 앞다퉈 수도권 분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상급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되자 의료계 내부에서도 과당경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폐업하는 중소병원들이 늘어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 대학병원 분원설립의 문제점은?
실제 최근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경쟁으로 인해 수도권에만 수천 개의 병상이 늘어날 예정인데, 이로 인해 현재도 심각한 수도권 병상 및 의료인력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로 인해 지방 의원 및 중소병원들은 대학병원 분원들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결국 경증 환자 진료 및 과잉진료 등 물량공세로 밀어붙이는 대학병원과의 경쟁에서 패배한 의원급과 중소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줄 도산하게 돼 1차 의료가 망가지는 의료생태계 파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4일 보건복지부는 의약단체장과 함께 제28차 보건의료발전협의체 회의를 개최하며, 대학병원 분원 신설 억제를 위한 법적 조치 착수에 들어갔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비급여 가격 공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한 추가 소명 기간 부여 등 후속조치 추진을 예고했다.
류근혁 제2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 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 약사회 김대업 회장,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 등이 참석했다.
복지부 측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과 고형우 보건의료정책과장, 송영조 의료자원정책과장, 양정석 간호정책과장, 유정민 의료보장관리과장이 배석했다.
회의에서는 ▲병상 수급 시책 추진방안 ▲비급여 가격공개 추진상황 및 계획 ▲간호법 제정안 입법논의 경과 등 보건의료 현안이 논의됐다.
◆ 병상 과잉 공급 문제 해결 방안은?
복지부는 기존 상급종합병원 뿐 아니라 난립하는 대학병원의 분원 설립에 대한 관리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합리적인 병상 수급과 관리를 위해 병상 수급 기본시책 및 시도 병상수급계획 수립과 병상 과잉 및 과소 지역 분석 그리고 병상 신증설 관리 기준 마련, 의료전달체계를 훼손하고 적정 의료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신증설 관리 강화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은 정부가 병상수를 조절하고 있어 관리가 가능하지만, 대학병원 분원 설립은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으로 대학병원과 지역여론, 정치관계 등 이해에 따라 분원설립 경쟁이 심화되면서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심화됐다고 의료계에서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미크론 상황을 고려해 후속 조치 추진
또한 폐업 예정 등의 사유로 비급여 가격 공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추가 소명 기간을 부여해 자료 제출 등을 마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오미크론 상황을 고려해 후속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참고로 의료기관 99.8%는 비급여 가격공개 자료를 제출했으며 폐업 예정 등의 사유로 일부 미제출한 기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의사협회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해소 중요성을 전달했고, 병원협회는 지역적 상황과 전체적 타당성,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의견을 피력했다.
의약단체는 오미크론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급여 보고 등 행정부담을 줄이고, 관련 후속조치는 의료계와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 확진 의료진에 대한 지원 방안
다음으로는 확진자 의료인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한 건의도 이어졌다.
이에 간호협회는 확진된 간호사의 중증도가 경증이거나 밀접접촉자인 경우 PCR 검사 음성 확인 후 근무에 복귀하도록 의료인력 근무 기준 개선을 요청했다. 의사협회는 확진 의료진에 대한 지원 및 코로나 사망 의료진에 대한 의사자 지정 등 지원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러한 의료단체의 요구에 복지부 측은 국민 보호를 위해 헌신하는 일선 의료인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류근혁 차관은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진단검사와 재택치료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도록 의료인력 지원과 재택치료 관리 등 의료계와 긴밀히 협력해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병상 수급 시책 마련 등 의료현안도 의료계, 시민사회계, 전문가 등과 소통하며 적시에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에서는 간호법 제정안 입법 경과를 보고했으나 관련 단체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간다는 원론적 입장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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