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성년인 자녀가 부모가 남긴 빚을 떠안아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성년이 되어서도 빚에 시달리는 일을 막기 위한 민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빚의 대물림’을 막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법무부는 5일 미성년자에게 성년이 된 이후에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 경우에도 법정대리인이 정해진 기간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돼 미성년자에게 상속채무가 모두 승계된다.
그러나 법정대리인이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미성년자가 부모의 빚을 전부 떠안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며, 미성년자의 자기결정권과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법무부는 개정안을 통해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내(성년이 되기 전에 안 경우에는 성년이 된 날부터 6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개정법 시행 전에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신설규정에 따른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소급 규정을 부칙에 추가하기로 해 보호되는 미성년자의 범위를 최대한 넓혔다.
또 현행법상 존재하는 사후적인 한정승인에 대한 이해관계 조정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채권자에게 불리한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했다.
법무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미성년자는 앞으로 부모의 빚에 구속되지 않고 성년으로서 보다 공평하고 공정한 경제생활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입법예고 기간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최종 개정안을 마련하고, 향후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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