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GSK 백신 공급 중단’ 사태

- 다수의 백신 품목에 대해 갑작스럽게 출하정지를 통보
- 갑작스런 출하 중단 통보로 인해 일선 의료 현장의 혼선이 예상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국내에 공급해오던 국가예방접종(NIP) 품목을 포함한 다수의 백신 품목에 대해 갑작스럽게 출하정지를 통보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 사진 :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업계에 따르면 GSK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을 방문, 일부 백신 품목들의 출하 중단을 통보했다. 국제공통기술문서(CTD) 상에 일부 오류가 발견됐고, 이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해당 제품들의 추가적인 수입 및 출고를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품목은 DTaP 백신인 '인판릭스-IPV/Hib' 및 '인판릭스-IPV', Tdap 백신인 '부스트릭스', MMR 백신인 '프리오릭스', A형 간염 백신 '하브릭스',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 폐렴구균 백신 '신플로릭스', 수막구균 백신 '멘비오' 등이며, 내년 5월까지는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K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급 병·의원에 보냈으며, 이후 직접 병원을 방문하며 안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 품목 중에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인 제품들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출하 중단 통보로 인해 일선 의료 현장의 혼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GSK의 백신 공급이 중단되면 필요 물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미 투여를 시작한 경우 타 제품과 교차접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생아에게 투여하는 DTaP(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및 IPV(폴리오바이러스),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을 꼽을 수 있다. 해당 백신은 생후 2, 4, 6개월 시점에 투여하며, DTaP만 예방하는 3가 백신과 IPV까지 예방하는 4가 백신, Hib까지 모두 예방하는 5가 백신 등이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이를 한 번에 투여할 수 있는 5가 백신을 선호한다.

DTaP/IPV/Hib 5가 백신은 GSK의 인판릭스-IPV/Hib와 사노피파스퇴르의 펜탁심주가 있는데, 인판릭스-IPV/Hib의 공급이 중단될 경우 펜탁심으로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특히 GSK의 공급 중단이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일 경우 펜탁심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에서 동시에 늘어날 수밖에 없어 국내 공급물량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이미 1차 투여를 시작한 경우 기존 투여 제품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타 제품으로 교차접종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제품별 농도 등이 다를 수 있어 권고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GSK의 백신 공급 중단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면 일선 병·의원에서는 상당한 혼선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GSK의 품목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의료현장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는 5가 백신 외에도 국내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3가 혹은 4가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의 지침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1차 접종을 끝낸 아이의 부모는 공급이 중단됐다고 하면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공급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 실제로 가능한지 가이드가 없어 식약처의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질병청에서도 관련 방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GSK 품목은 1차 접종용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방침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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