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편의점에서 트는 음악 저작권료 월 237원”

- “월 2만원 달라” 음악저작권협회 사실상 패소
- 법원 “공간이 좁고 고객의 체류시간도 짧다”
- 저작권료 커피전문점의 20%로 산정

편의점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경우 음악이 흘러나온다. 과연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음악의 저작권료는 얼마일까. 이에 관한 저작권 소송 판결 결과가 나왔다. 법원은 편의점이 월 237원의 이용료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편의점 특성상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고객들의 체류시간도 잛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63-2부(박찬석 이민수 이태웅 부장판사)는 음악저작권협회가 편의점 CU의 운영사인 BGF리테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피고가 원고에게 3472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금액은 협회가 청구한 총 29억 2000여만원 가운데 1.2% 정도이다. 재판부는 전체 소송의 비용을 95%는 협회가 지불하고 나머지는 BGF리테일에서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저작물을 일반에 공개할 권리를 뜻하는 공연사용료는 과거 3000㎡ 미만인 영업장에 대해서는 징수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이후 대법원은 2016년 8월 협회가 롯데하이마트의 공연권 침해를 문제 삼으면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협회 측에 9억 4000여 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었다.

대법원은 당시 3000㎡ 미만의 영업장에서도 공연권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협회는 이에 따라 50~100㎡인 매장에 2만원, 1000㎡ 이상인 매장에는 9만원 등 징수하는 기준을 제안했으나 문체부는 50~100㎡ 매장에 2000원, 1000㎡ 이상 매장에 1만원 등 액수를 대폭 낮춰서 기준을 적용했다. 50㎡ 미만 매장은 징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후 협회는 2020년 1월 “BGF 리테일이 CU 편의점 매장들에 18개월 동안 디지털음성송신(웹캐스팅)방식으로 음악을 틀어 공연권을 침해했다”면서 매장 한 곳당 2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과거 롯데 하이마트 사건에서 대법원이 내린 판단과 마찬가지로 BGF 리테일의 공연권 침해를 인정했다. 그러나 협회가 징수할 금액은 매장 한 곳당 2만원이 아닌 평균 237원가량이라고 판단했다.

문체부가 2018년 정한 커피전문점 등에 대한 징수 규정을 인정하되 편의점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그보다 더 적은 액수만 징수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 매장의 면적별 분포 현황을 기초로 산정하면 전체 매장의 평균 월 사용료는 1186원”이라며 “여기에 편의점이란 업종 특성을 고려해 다시 80%를 감액한 비용을 피고가 반환할 금액으로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현행 징수 규정에 편의점 업종의 공연권료 징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피고 매장은 고객이 체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머물 공간도 매우 협소해 공연권 침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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