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학자금 대출을 1인당 최대 2만 달러(약 2700만원) 탕감해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정부는 소득액 12만 5000달러(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 소득자의 경우 1만 달러(약 1343만 원)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주기로 했다.

24일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으로 인해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같은 대학 출신들이 누렸던 중산층 수준의 삶에 접근조차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저소득층 장학 제도인 ‘펠 그랜트’(Pell Grant) 수혜자 약 600만 명에 대해서는 1인당 2만 달러(약 2700만 원)까지 상환을 면제하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인 2020년 3월부터 시행되어 이달 말 종료되는 학자금 상환 유예 조치를 12월 말로 연장했다.

미 당국은 이날 발표된 방안에 따라서 4300만 명이 혜택을 보고 그중 2000만 명은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탕감액의 90%가량은 연 소득 7만 5000달러 미만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대학 학자금 대출 잔액은 1조 7500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1조 6000억 달러가 정부의 대출 프로그램에서 실행됐다.

한편 이번 역대 최대 규모의 학자금 대출 탕감 정책의 배경에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젊은 층과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해석했다. 특히 의회를 통과해 입법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직권인 행정명령을 통해 이 정책을 시행한 것을 두고 과도한 권한 행사라는 지적과 함께 법적인 분쟁에도 휘말릴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고, 경제성장률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 속에서 거액의 예산이 필요한 학자금 탕감 조치를 진행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조처가 성실하게 대출을 갚았던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고, 학자금 미납 부채의 절반 이상이 대학원 학위를 소지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고학력자와 고연봉자들에게 불균형적으로 많은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정책을 ‘학자금 대출 사회주의’라고 표현하면서 대학에 가기 위해 저축한 이들과 대출액을 모두 갚은 이들, 학자금을 위해 군에 입대한 이들에 대한 존중 없이 모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