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중·일 고대유물 한국사 연표서 고구려·발해 기록 삭제

- 국립박물관에서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 발해 연표 제공
- 韓 국립박물관 “수정 및 사과 강력 요구”... 中 “학술 영역서 전문적인 토론 가능”

중국이 한·중·일 고대유물 전시회를 열면서 한국 고대사를 소개하는 연표에 고의로 고구려와 발해 관련 자료를 제거했다. 13일 베이징에 있는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8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 출처: 웨이보

이번 전시회에서는 중국의 국가박물관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개최한 행사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전시유물을 중국에 제공했다. 그러나 전시회의 한국고대사 연표에 청동기 시대를 고조선, 철기시대를 신라·백제·가야·통일신라·고려·조선 순으로만 표기했다.

신라·백제와 함께 삼국시대를 이끈 고구려에 대한 기록은 쏙 빠졌고, 고구려의 후손이 세운 발해도 고대사 연표에 기록하지 않았다.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각 나라들의 건립 연도를 비교적 자세하게 표기한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로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연대기표 하단에 관련 내용을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했다는 표기를 덧붙였다.

중국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책 학술사업으로 진행했던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 등 한국 고대의 북방사들을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야욕을 드러낸 적이 있어 이에 연장선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이 제공한 연대기표를 중국이 임의로 편집하여 전시했다며 수정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초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연도가 포함되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통상 전시에 사용하는 자료들은 제공 기관의 자료를 성실하게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라며 “그러나 이번 중국 측의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며 즉각적으로 수정과 사과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역사 문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정부는 어떤 역사 왜곡 동향에 대해서도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에 기초해 단호하게 대응해오고 있다”며 “외교부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수정 요구에 대해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고구려 문제는 하나의 학술 문제”라며 “학술 문제는 학술 영역에서 전문적인 토론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며 정치적인 이슈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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