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3 금융위기 직면, 美 인플레 못 막고 선제 대응도 사실상 실패
- 中도 ‘제로 코로나’에 성장률 반토막, 英 감세 고수로 인해 신용 등급 적신호
전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주요 3개국(미국·영국·중국·)이 각각 경제정책을 실패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공포를 가중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타나던 인플레이션 경고에도 조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으며, 중국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전 세계의 경기 침체를 가속화했다. 게다가 영국의 감세 정책 유지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혼돈’에 빠졌다. 이에 따른 금융 시장의 전방위 위축으로 인해 투자 피난처도 없어졌다.
올해 들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표들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까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21.4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25.25%, 나스닥지수 33.20% 추락했다. 2002년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만 국한하더라도 다우지수 8.8%, S&P500지수 9.3%, 나스닥지수 10.5%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까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연준의 긴축 기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걸 교수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이) 1년 전 호황 때는 인플레이션은 전혀 위협이 안 된다더니 지금은 슈퍼긴축 발언을 언급하며 시장을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8월 개인소비지출(PCE)물가지수는 전월인 7월에 비교하여 0.3% 증가했다. 7월에 2020년 4월 이후 27개월 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PCE 근원물가지수(에너지·식료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연 2%의 2배를 넘었다. 미 정부는 ‘연착륙 가능성’을 강조하지만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연착륙이) 경기 침체나 실업률 증가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전 세계에 ‘영국발(發) 금융위기’ 공포를 확산시킨 감세 정책의 고수 입장을 지난달 29일 다시 재확인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A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 설명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이 더 타임스 일요판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인플레이션 상승, 정부 신뢰 약화, 파운드화 변동성으로 인해 영국의 전면적인 경제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9월 물가상승률도 9.9%나 되어 스태크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중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봉쇄’ 정책 장기화로 자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세계은행)는 지난 4월 5%에서 현재 2.8%로 대폭 하향 조정된 상태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최근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저성장, 고물가 등의 시기가 길어질 수 있다”며 현 경제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했다. CNN은 “안전한 투자 피난처가 없어진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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