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값이라는 금값, 이제는 사도 괜찮을까?

- 금값 2년 반 사이에 최저 찍고 반등... 고용지표에 재차 하락
- “중앙은행, 인플레와 싸움에서 결국 패할 것... 달러보다는 금 투자”
- “연준 인플레 억제 지속... 高금리 시기엔 금값 늘 약했다”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분전하자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점쳤고, 이에 최근 반등중이던 금(金)값이 다시 폭락하고 있다. 올들어 연준의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상에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자, 금값은 연중 내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현재 현물 금값은 온스당 1,676달러로, 최근 2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금은 인플레이션의 헤지(가격 변동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 장치) 수단이자 경제가 불안할 때 안전한 피난처를 여겨졌던 만큼, 이제는 저가 매수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섞인 전망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인플레이션이 잦아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 만큼 금 매수는 시기상조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금 매수를 추천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유로퍼시픽 캐피탈의 피터 시프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시장전략가이다. 시프 이코노미스트는 “금을 사려면 일단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는 연준의 판단을 봐야 한다”고 전제한다.

다만 그는 “개인적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에서 결국에는 패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수년동안 주요 경제권 중 일부를 파괴하고, 이미 그런 일은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미국 달러화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안전한 피난처로 여겨졌지만, 오히려 달러화가 다음번 위기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대폭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달러화를 대신해 금을 피난처로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프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금은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독특한 역할을 해왔다”며 “결국 많은 사람들이 법정화폐에서 이탈해 진짜 화폐인 금으로 이동할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아마도 조만간 역사적인 금 강세장의 초기 단계가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바트 멜렉 TD증권 원자재 투자전략부문 대표는 이에 반대한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길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연준도 그 싸움에서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이 2023년 내내 정책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실질금리가 더 높아지면 고수익 투자자산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에 투자해 보유하는 비용은 더 높아지게 된다”며 결국 투자자들은 금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데이빗 노하우저 매니저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금 강세론자이긴 하지만, 최근 달러화가 강해지면서 금에는 역풍이 불고 있는데 역사적으로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금은 호황이고 금리가 뛸 때 수익률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노하우저 매니저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는 가운데 더 높아진 금리가 경제 성장을 약화시키는 상황이 된다면 글로벌 경제는 오히려 스태그 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금은 화폐나 증권처럼 마구 찍어낼 수도 없고 금광은 줄어들고 새로운 금 발굴도 훨씬 더 줄어들고 있는 만큼 금은 훌륭한 투자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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