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아직 부족하다” 금리 추가인상 시사... 한은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인상할 듯
- 기준금리 4%땐 대출금리 8% 육박... 당정, 긴급생계비 소액대출 등 추진
직장인 이모 씨(37)는 지난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다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과 함께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내년 초 금리 변동 시점이 되면 대출 이자가 얼마나 오를지 계산해보기 위해서이다.
그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으로 3억 6,000만 원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대출)해 서울에 아파트를 구매했다. 6개월마다 바뀌는 주담대 금리는 연 4.2%에서 이미 연 6%대로 올랐고,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7%에 다달았다. 이 씨는 대출 금리가 8% 넘어설 수 있다는 걱정에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연준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영끌’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국내 대출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미 연 최고 7%를 넘긴 대출 금리가 내년 초 8%를 돌파해 9%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일 현재 연 5.160∼7.646%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71∼5.07%)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2.5%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청년, 서민 등이 주로 이용하는 전세자금대출 상단(7.395%)도 연 7%를 훌쩍 넘긴 상태다.
대출 금리는 앞으로도 계속 오를 태세다. 한국은행은 1%포인트로 벌어진 한미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통산 세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고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만일 현재 3%인 기준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은행권 대출 금리 상단도 8%를 넘겨 9%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빅스텝 한 번에 가계대출자들이 갚아야 할 이자는 연간 6조5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2%로 조사 대상 35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날 국민의힘과 정부는 당정협의회를 열고 긴급 생계비 소액대출, 안심전환대출 확대, 자동차 보험료 경감 등 민생 금융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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