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 ‘신체 등급 변경’, ‘현역복무 부적합심사 컨설팅’ 등 병역기피 유도 게시물 만연
- 병역 면제 원하는 고객과 ‘검은 거래’
최근 ‘뇌전증 병역 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미 온라인에서 만연하게 성행하고 있는 ‘병역 컨설팅’에 대한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는 ‘신체 등급 변경 신청’, ‘병역 처분 의의신청’, ‘현역복무 부적합심사(현부심) 컨설팅’ 등을 키워드로 내건 블로그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주로 자신들을 ‘군 전문 행정사’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본래 군 전문 행정사란 병역등급과 관련해 합법적인 이의신청, 행정심판 청구 등의 업무를 도와주는 것이 주 업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역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병역비리 유도를 본업으로 하는 행정사가 심심치 않게 적발되고 있다. 뇌전증 병역비리의 중심 인물인 브로커 구 모씨(구속)도 원래는 군 전문 행정사였다.
한 블로그에는 ‘군 입영 컨설턴트’라는 타이틀로 회당 2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대가로 현역 복부 부적합심사를 컨설팅 해준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군대에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서까지 남아있을 필요는 없다. 합법적으로 4급 판정을 받고 현부심을 통해 전역하는 것을 권고한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컨설팅이 실제로 홍보처럼 합법인지 위법인지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 대부분 ‘합법적인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조상으로 불법 혹은 탈법적인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행정사는 “수수료를 얼마 받느냐에 따라 병역 브로커냐 아니냐가 구분될 수 있다는 생각에 최대한 적정선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행정사에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 대부분이 병역 기피의 의도를 가지고 찾아오는 터라 ‘검은 거래’의 유혹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행정사는 “의뢰인 대다수가 ‘난 현역,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고 싶지 않다’는 기본 전제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라며 “의뢰인이 적지 않은 대가를 약속할 경우 이를 행정사가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뇌전증 병역비리 사건도 이런 유혹에 빠진 ‘선 넘는’ 이들에 의해 저질러졌을 것이라고 군 행정사 대부분은 추측하고 있다. 김정환 JY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 제도의 맹점을 잘 알고 있는 일부 군 전문 행정사들이 탈법과 위법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던 관행이 결국에는 병역비리의 선을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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