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가려면 연차, 반차써야” 쓴소리에 은행권, 영업시간 정상화 추진

-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시 영업시간 정상화 방안 논의
- 노조 합의 여전히 불투명... 금융 노사 간 영업시간 정상화 TF 논의 지지부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1시간 줄어 대부분 오후 3시 30분까지인 은행 영업시간을 다시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은행들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는 즉시 영업시간을 정상화 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적인 정상화 여부나 시점은 노조와 합의를 거쳐야 하는데 금융 노사 간 영업시간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노사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영업시간 정상화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교섬 대표기관인 SC제일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의 수장들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은행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해 국민의 불편함이 크다는 것에 공감하고 영업시간 원상 복구를 포함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즉각적’인 은행 영업점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와도 조속한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 이전 오전 9시~오후 4시까지였던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줄어든 것은 2021년 7월 12일부터이다. 정부가 같은 달 9일 ‘코로나19 대유행 차단’이라는 명목으로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금융 노사가 12일부터 23일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은행의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한시적으로 합의했다.

같은해 10월 금융 노사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하며 일부 지역의 한시적 단축에서 전국 단위의 무기한 단축으로 확대되었다.

당시 중상노사위원회 의결서의 부칙 성격인 ‘회의록 기재사항’을 보면 ‘노사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및 다중 이용시설 제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에 대해서는 산별 단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즉, 실내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해선 금융 노사의 결정에 따라 좌우된다는 뜻으로, 그 결정의 한 축인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이 아무리 늦어도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즉시 영업시간도 1시간 다시 늘어나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정한 셈이다.

그러나 사측 대표단의 입장과 별개로 산별 교섭에 앞서 실무적인 논의를 위해 출범한 금융노사 영업시간 관련 TF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TF 첫 회의를 열었으나 성과없이 종료되었고, 심지어는 다음 회의 일정조차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입장은 비슷한데 시기에 관한 조율을 해야하지 않나 그런 정도였다”고 전했다.

여유롭고 급하지 않은 금융 노사의 협상 진행 과정과는 대조적으로, 여론과 금융 당국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앞서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은 일상생활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는 대면, 비대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은행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10일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불편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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