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야간에 발생한 구리-포천 고속도로의 44중 연쇄추돌 사고는 빙판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 경기북부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0분경 구리-포천 고속도로의 포천방향 축석령 터널 약 500m 인근 지점에서 사고 차량 중 가장 앞서가던 SUV 차량이 빙판길에 1차로에서 3차로까지 미끄러지며 속도를 급격하게 줄였다. 이 과정에서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연이어 충돌했고, 뒤이어 따라오던 다른 차들도 2~3대씩 서로 추돌하거나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해 차량 수에 대해서 당초 47대로 집계됐으나 추돌하지 않고 현장에 멈춰서 있던 차들까지 수색 대상이어서 피해 차량 수나 실제 추돌한 차량 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사고 차량 중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있던 40대 여성 1명이 숨졌고, 남성 3명도 중상을 입었다. 중상자들은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자는 30여명으로 집계됐다. 사고 직후 도로는 구조작업, 사고수습 등을 위해 통제되었으며 16일 새벽시간이 지나 다시 통행이 재개되었다. 현재는 현장 수습이 완료된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오전 중으로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며, 사고 당사자들의 진술과 블랙박스, 당시 도로의 제설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소방 당국은 구급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차량 48대와 13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사고 장소가 한파 속 도로였기 때문에 버스를 임시 응급진료소로 만들어 응급처치를 하거나 환자를 분류하는 작업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15일 포천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오전부터 눈이 내렸다. 사고 발생 2시간 전에도 포천시 이동교리의 부인터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와 화물차 등 14대가 잇따라 추돌해 3명이 다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