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호법 ‘면허 결격 사유’ 조항에 ‘의료법 위반’ 빠져있어
- 기존 의료법 위반해도 면허 취소 및 정지 못해
- "본회의에서도 법 조항 수정 가능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국회 본회의 표결만을 앞둔 간호법이 지금 이대로 통과될 경우 ‘의료인’인 간호사가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다 하더라도 면허를 취소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간호법에 담긴 결격 사유에 의료법 위반은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간호사는 간호법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의료인 결격사유와 면허 취소 사유를 모든 법으로 확대한 ‘의료법 개정안’(면허취소법)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의료인 중 유일하게 간호사만 면허취소 범위가 축소되는 셈이다.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6조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될 수 없는 결격사유로 기존 의료법 제8조를 그대로 인용해 보건의료 관련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은 경우로 제한했다. 하지만 여러 보건의료 관련 법령 중에서 의료법이 빠졌다.
의료법 제8조4항 문구를 그대로 가져오며 ‘이 법’(의료법)이라고 명시된 부분을 ‘의료법’으로 변경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이 법’이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의료법에서 ‘이 법’은 의료법이지만 간호법에서 ‘이 법’은 간호법이 된다. 또한 부칙을 통해 ‘간호사에 대한 결격사유는 간호법에 따른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간호법에는 면허취소나 자격정지 등의 처벌 조항이 없다. 대신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에 간호법 제6조와 제9조 2항을 추가하도록 했다. 간호법 제6조는 보건의료 관련 법령 위반 등 결격 사유를, 제9조 2항은 면허 또는 자격 등록 조건을 규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 이대로 간호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간호사들은 의료법을 위반해도 자격정지나 면허취소 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뜻”이라며 “간호법 제6조에 ‘이 법’이 아닌 ‘의료법’이라고 명시했어야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이 부분을 제대로 거르지 않고 그냥 통과시킨 입법 실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법 부칙에 의료법 제8조(결격 사유)를 개정해 간호사를 빼도록 했다. 간호사는 의료법이 아닌 간호법에 담긴 결격 사유를 적용한다는 의미”라며 “간호법과 함께 본회의로 넘어간 의료법 개정안(면허취소법)은 결격 사유를 의료 관련 법령 외 모든 법 위반으로 확대했는데 이 부분도 간호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고 간호법만 통과돼도 문제다. 간호법에는 의료법 위반 자체가 간호사 결격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충분히 논의해서 이런 부분을 수정했어야 하는데 그냥 본회의로 넘어갔다”고 입법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간호법이 통과되면 의료법도 개정해야 하는데 어디부터 어디까지 개정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며 “본회의에서 법 조항을 수정할 수는 있지만 누가 그걸 하겠는가.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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