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한국 우주개발 사상 첫 ‘달 뒷면’ 촬영

- 우주 탐사선 없어서 그동안 달 뒷면 못 찍어... 내년 1월 관측자료 일반에도 공개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한국 우주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 촬영에 성공했다. 달 뒷면은 달의 공전과 자전 주기가 같아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보지 못하며, 반드시 우주 탐사선을 달 근처로 보내야만 관측이 가능한 곳이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올해 초 다누리가 임무를 시작한 뒤 촬영한 달 뒷면의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했다. 다누리는 지난달 22일 치올콥스키 크레이터와 같은 달 24일 슈뢰딩거 계곡, 실라르드 엠 크레이터를 촬영했다.

이는 한국이 처음으로 찍은 달 뒷면 사진이라는 점에 상징성이 매우 높다. 달은 지구의 중력에 꽉 붙들려 있어 공전과 자전의 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 망원경을 통해서 관측할 경우 한 면만 관측이 가능하다. 때문에 뒷면을 관측하기 위해선 우주 탐사선을 띄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런 달 뒷면을 볼 수 있는 탐사선을 한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냈고, 운영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달 뒷면 사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해 다누리에 탑재한 ‘고해상도 카메라(LUTI)’가 촬영했다. 월면의 크레이터, 그리고 크레이터 안에 솟은 봉우리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다누리가 촬영한 사진은 앞으로 달 지표의 구성 성분이나 봉우리의 형성 과정 등을 밝히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기대했다.

과기정통부는 다누리가 탑재한 또 다른 관측 장비인 ‘광시야 편광카메라’가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이 카메라는 달 표면 토양의 입자 크기와 조성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특징이 달라지는 점을 이용해 월면을 촬영한다. 카메라에 잡힌 사진을 분석하면 월면에 깔린 표토의 성질을 알 수 있다. 파장이나 편광 필터 종류에 따라 사진 밝기가 달라진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만든 ‘감마선 분광기’와 경희대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기’도 정상적으로 관측 자료를 잡아내고 있다. 감마선 분광기는 월면의 감마선과 엑스선 등을 연구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고, 자기장 측정기는 달의 구조를 밝히고 향후 달 탐사를 위한 우주환경을 연구하는 데 쓰일 계획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해 다누리에 실린 ‘우주인터넷 탑재체’는 지난달 29일 방탄소년단(BTS)의 노래인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달 궤도에서 지구로 보냈다. 우주인터넷은 지난해 11월, 달로 향하는 경로였던 지구에서 128만 ㎞ 떨어진 우주에서도 같은 뮤직비디오를 지구로 전송했다.

이밖에 다누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섀도우캠’도 실렸는데, 지난 1월 달의 남극을 찍은 월면 사진이 공개됐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 달의 남극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영원히 햇빛이 들지 않는 곳이 있는데, NASA는 여기에 얼음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본다. 섀도우캠은 이런 얼음을 찾기 위한 관측장비다. NASA는 섀도우캠을 통해 향후 인류 달 정착을 위한 기초 자료를 쌓는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부터 달 궤도상에서 다누리가 어디를 날고 있는지 누구나 알 수 있게 하는 정보 서비스를 다누리 전용 홈페이지(www.kari.re.kr/kplo)에서 제공한다. 또 내년 1월부터 고해상도 카메라가 찍은 촬영사진을 보정해 일반에 공개하고, 광시야 편광카메라 촬영사진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달 전면 편광지도와 자기장·감마선 분석 자료도 같은 시점에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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