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법원이 지난해 발생한 ‘가방 속 아동 시신’ 사건의 피의자로 한국에서 뉴질랜드로 송환된 한인 여성의 신상을 공개했다. 피의자는 한국에서 태어나 뉴질랜드로 이주해 시민권까지 취득한 42세 이하경(Lee HaKyung)이다.
19일 스터프 등 뉴질랜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항소법원은 이날 피고인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피고 측은 앞서 신상을 공개할 경우 신변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비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앤 힌튼 판사는 “피고인의 이름을 밝힘으로써 사건에 심각한 영향이 가해지거나 피고인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임을 증명하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 같은 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판결이 내려진 직후 곧바로 이 씨의 실명과 사진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에는 현재 겨울인 뉴질랜드의 법정에 갈색 코트를 입고 들어서는 이 씨의 모습이 담겨있다.
‘뉴질랜드 캐리어 시신’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세상에 드러났다. 오클랜드 주민이 경매를 통해 구입한 창고에 방치되어 있던 가방 속에서 6세와 8세 어린이 시신 2구가 발견되었다.
현지 경찰은 이를 살인 후 유기한 강력 사건으로 판단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했으며, 아이들의 생모로 확인된 이 씨를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 씨는 2018년 한국에 입국해 거주하다 지난해 9월 울산광역시의 한 아파트에서 검거돼 같은해 11월 뉴질랜드로 송환됐다.
이 씨는 처음 한국 경찰에 체포될 때부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4월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행정 심리에서도 판사에게 “내가 한 짓이 아니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소리치며 호소하기도 했다. 이 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재판은 내년 4월부터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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