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사회 7972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조건부 찬성이라도 500명이 마지노선
- 박명하 회장, “9.4 의정합의따라 의정협의체 구성...의대정원 원점부터 재논의” 촉구
- 전공의 92%·개원가 75%·교수 70% '절대 반대'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는 정부이지만 여전히 의사의 70%이상은 반대하고 있다. 혹여나 찬성을 한다 하더라도 증원 규모는 500명 이하가 제일 의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서울시의사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에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박명하 회자에 의하면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서울시의사회 회원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는 7,972명이 참여하였다. 직역별로 교수가 2,935명, 개원의가 2,303명, 봉직의는 1,715명, 전공의(인턴·레지던트)는 848명이 참여하였다. 기타 은퇴 의사나 학생이 171명이다.
설문 응답자 77%(6,125명)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다'고 답하였다. 인턴·레지던트와 같은 젊은 의사회원일수록 반대하는 의견이 더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부와 의료계가 합의한 필수의료 대책을 우선 시행하더라도 '정원 확대 자체에 반대한다'고 했다.
반대 여론이 가장 강한 직역은 전공의였고 상대적으로 개원의와 교수에서 낮게 나왔다. 전공의 92%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했으며 봉직의는 84%, 개원의는 75%가 반대 의견을 냈다. 교수 가운데 70%가 반대했다.
대부분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는 ‘필수의료 해결책이 아니다(95%)’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게다가 ‘의사 과잉 공급에 따른 의료비 증가 및 국민 건강 피해(56%)’, ‘이공계 학생 이탈로 인한 과학·산업계 위축(48%)’ 등도 우려 사안으로 조사됐다.
절대 다수가 정원 확대에 반대했지만 '조건부 찬성'도 23%(1,847명)였다. 정원 확대를 조건부 찬성할 경우 증원 규모는 500명 이하가 적절하다는 응답이 78%였다. 100명에서 300명 규모가 35%로 가장 높았으며 300명에서 500명 이하가 31%였다. 500명에서 1,000명 증원은 11%였다. 1,0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는 응답도 8%였다.
이번 설문 결과를 두고 서울시의사회는 의대 정원 문제는 "단순히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명하 회장은 "'조건부 찬성'이라는 응답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의료계가 밥그릇 지키기라는 편협한 시각이 아니라 (필수의료 등 의료계 현안 해결)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반대 의견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 확대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대의원회 이윤수 의장은 "전공의 당사자조차 의대 정원 확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왜 그런지 원인을 조사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 역할이다. 무작정 의대 정원만 확대할 문제가 아니다. 개원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편과 민형사상 소송 부담 완화를 원한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의사를 100년 늘려봐야 아무 소용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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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