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50년' 선고한 법원…원룸 여성 성폭행·남친 살해 시도한 20대

- 구형량보다 20년이나 높은 선고
- 강간 등 검색하며 범행 준비
- 재판부 “범행 죄질 매우 나빠”

귀가하고 있는 여성을 은밀하게 따라가 흉기로 협박하며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막아내는 여성의 남자친구까지 살해하려 한 20대에게 검찰의 구형보다 훨씬 더 높은 중형이 선고됐다.



지난 30일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종길)는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가 된 배달기사 A씨(28)한테 징역 50년을 선고하였다. 10년간 아동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도 명령하기도 했다.

검찰은 앞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는데, 구형량보다 20년이나 늘어난 형량이 선고된 건 아주 이례적이다. 징역 50년은 법이 정한 최고 형량이라 할 수 있다. 형법 제 42조는 유기징역 상한을 30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형을 가중하면 최대 50년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 수단 및 방법 등에 비춰 사안이 중하고 범행들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 여성은 가장 안전한 장소인 자신의 집에서 생면부지의 피고인으로부터 참혹하고도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3일 오후 10시56분쯤 대구 북구 한 원룸으로 귀가하던 20대 여성 B씨를 뒤따라 B씨 집으로 들어간 뒤 흉기로 손목을 베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때마침 들어온 B씨 남자친구 C씨에게 제지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C씨 얼굴과 목, 어깨 등을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C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의식을 회복했으나 영구 장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역시 손목 부위 등에 중상을 입었다. A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으나, 오토바이 번호판 조회 등을 통해 추적한 경찰에 약 3시간 만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그는 원룸에 사는 여성들을 노리고 여성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배달기사 복장을 하고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4일 전부터 ‘강간’, ‘○○원룸 살인사건’ 등을 검색하며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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