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협 단체행동 설문 발표 다음 날 복지부 공문 발송
- 수평위 통해 보내자 박단 회장 “이러라고 만든 기구냐”
- 전공의들 “민간인 사찰…우리가 공무원이냐” 들끓어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거론한 그 다음 날 보건복지부에서 수련병원별 전공의 대표들의 개인 정보 수집을 요구하여 논란이다. 전공의들은 “사찰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하였다.
지난 23일 보건복지부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하여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협의회 현황을 파악하여 24일 오후 5시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복지부에서 요구했던 자료는 수련병원별 전공의협의회 구성 여부 및 전공의 대표 이름, 연락처, 이메일 등이다. 전공의 대표에게 개인 정보 수집 이용 동의도 받도록 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이같은 정보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전공의 수련제도의 원활한 운영과 전공의와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반발했다. 대전협이 수련병원 55곳에서 전공의 4,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체행동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로 다음 날 전공의 대표 정보를 취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 결과, 전공의 86%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대전협 박단 회장은 24일 개인 SNS를 통해 “수평위는 전공의법에 의거해 전공의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구성된 기구”라며 “이러라고 만든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A대학병원 전공의 대표는 “병원 측으로부터 개인 정보 수집 이용 동의 요청은 받았는데 그 목적이 불분명해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전공의들은 “사찰 아니냐”며 반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끓었다. 복지부가 전공의 단체행동을 막기 위해 대표들부터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며 정보 제공에 동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공의 대표 연락처 등을 복지부에 제공하는 병원이 있으면 고소하겠다는 전공의도 있었다.
전공의 B씨는 “우리를 공무원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 수평위를 이런 식으로 이용하는 것 자체가 어이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지난 2020년 의사 단체행동 당시에도 정부 관계자가 병원을 찾아와 전공의 명단을 요구했다며 같은 일이 또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일로 전공의 대표들이 압박을 느끼지 않도록 “단체행동을 하더라도 대표들은 병원에 남고 다른 전공의들만 동참하는 방식 등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는 전공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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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