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K팝 스타도 못 피한 인종차별...밀라노 패션쇼서 '방석 없는 대우' 논란

국내 연예인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발생한 여러 사건들은 K-pop 스타들과 한국 연예인들이 해외에서 겪는 차별적 대우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24년 7월 2일(현지 시간), 보이그룹 에이티즈의 멤버 산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럭셔리 브랜드 돌체앤가바나의 패션쇼에 참석했다가 불편한 상황에 처했다. 바로크 양식의 조각을 모티브로 한 화려한 의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의 대우는 이에 걸맞지 않았다. SNS에 공유된 사진에 따르면, 산의 좌석에만 유독 방석이 없었고, 그는 양옆 사람들 사이에 불편하게 껴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주변의 다른 유명 인사들은 모두 방석에 앉아 쇼를 관람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많은 누리꾼들은 산이 인종차별을 당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특히 돌체앤가바나의 과거 행적을 고려할 때 이러한 의혹은 더욱 힘을 얻었다. 돌체앤가바나는 2018년 '찢어진 눈'이 강조된 아시아계 모델이 젓가락으로 피자를 먹는 광고를 공개해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이 광고는 중국을 중심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돌체앤가바나는 상하이에서 예정되어 있던 패션쇼를 취소해야 했다.

이러한 과거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K-pop 스타에게 기본적인 예우조차 하지 않은 돌체앤가바나의 행태는 더욱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에이티즈가 최근 미국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K-pop 보이그룹 최초로 출연하는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일 사례가 아니다. 한류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국내 연예인들의 해외 활동이 늘어났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20년에는 버버리가 런던 패션쇼를 앞두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유명인들만을 초청 취소해 논란이 됐다. 버버리는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들었지만, 아시아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조치라는 점에서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2024년 5월에는 미국 뉴욕의 멧갈라에서 한국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를 촬영하던 파파라치들의 태도가 문제가 됐다. 이들은 "점프해 봐", "감정이 없다", "똑바로 서라", "헤드샷을 쏘고 싶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에 대한 멧갈라 측의 제재가 없었다는 점도 비판을 받았다.

같은 달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겸 가수 윤아도 레드카펫 행사 중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 한 백인 경호원이 윤아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려는 것을 막고 안으로 들어가도록 재촉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남아 해외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K-pop과 한류의 글로벌 영향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적 태도와 고정관념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구조적이고 시스템적인 차별의 존재를 시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더 큰 노력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앞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해외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차별 사례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예방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도 아시아계 스타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존중의 문화가 더욱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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