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공공의료원 의사 연봉 '천정부지'... 목포 6억2천만원에도 구인난

51개 공공병원, 5년간 의사 정원 4014명 중 1334명만 채용... 33% 충원률
전국 228개 공공의료기관 중 44곳에 휴진과목... 20곳은 장기휴진 상태
내과·외과 등 필수과목도 휴진... 지역 의료 공백 심각

지방 공공의료기관의 의사 채용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실태가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동으로 발표한 '전국 공공의료기관 및 지역보건의료기관 의사부족 실태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지방의료원에서는 의사 채용을 위해 최고 6억2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 전진숙 의원실, 경실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51개 공공의료기관에서 총 4014명의 의사를 채용하고자 했으나, 실제로 채용된 인원은 1334명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2024년 9월 말을 기준으로 했으며, 채용공고에 인원 수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와 재공고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는 제외하고 산정되었다.

가장 높은 연봉을 제시한 사례는 목포시의료원의 정형외과 의사 채용으로, 연봉 6억2000만원에 채용이 완료되었다. 이어서 울진군의료원의 영상의학과 의사가 5억600만원, 거창적십자병원의 영상의학과 의사가 5억원에 채용되었다. 특히 거창적십자병원의 경우, 2024년에만 영상의학과 의사 채용 공고를 10회나 냈으며, 초기 4억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연봉을 인상한 후에야 채용에 성공했다.

채용에 실패한 사례들도 대부분 4억원 이상의 높은 연봉을 제시했다. 안동의료원은 내과 의사를 구하기 위해 4억5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2023년 2월부터 12월까지 채용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외에도 영주적십자병원 정형외과(4억4000만원), 울진군의료원 신경과 및 신장내과(각 4억4000만원), 김천의료원 응급의학과(4억3000만원) 등이 높은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의사 구인난의 장기화로 인해 휴진과목이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수와 휴진과목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4년 9월 기준으로, 전국 228개 공공의료기관 중 44곳에서 총 88개의 과목이 휴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개 공공의료기관에서 장기휴진 과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장기휴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구 서부노인전문병원의 재활의학과가 있다. 이 병원은 2008년 5월부터 현재까지 16년째 재활의학과가 휴진 중이다. 국립재활원의 이비인후과는 2016년 10월부터 8년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감염내과는 2017년 2월부터 7년째 휴진 중이다.

2018년부터 장기휴진 중인 병원도 4곳이나 된다. 국립부곡병원 내과, 대구의료원 직업환경의학과, 서울특별시 서북병원 재활의학과, 강원 속초의료원 가정의학과가 그 예이다. 2020년 이후에 장기휴진에 들어간 병원은 13곳에 달한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목이 휴진 중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립부곡병원은 2018년부터 내과가,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은 2023년부터 소아청소년과가 휴진 중이다.


청풍호노인사랑병원의 경우 내과와 외과가 2023년부터, 소아청소년과는 2024년 4월 30일부터 진료를 중단했다. 경상북도 안동의료원은 2024년 4월부터 일반외과를, 인천광역시의료원 백령병원은 내과(2021년 4월부터)와 소아청소년과(2024년 4월부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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