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적국"과 "타국"으로 지칭하며, 한국이 북한의 주권을 침해할 경우 조건 없이 물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틀 전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육로를 폭파한 사건이 단순한 물리적 폐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 위원장의 발언을 보도하며, 그가 남북 육로 차단의 이유로 "서울과의 악연을 끊어내고, 비현실적인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허상을 버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철저한 적국인 한국으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침해될 경우, 조건에 구애됨 없이 물리력을 거침없이 사용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경고"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이 대형 지도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지도 상단은 흐리게 처리되었으나 '서울'이라는 문구가 명확히 보였으며, 이는 유사시 제2군단이 서울을 공격할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 뒤로는 한반도 지도가 대형 TV 화면에 띄워져 있었고, 비무장지대(DMZ)와 비슷한 위치에 파랗고 굵은 선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의 이러한 행동은 전형적으로 의도된 위협"이라며, "10월에 북한이 주장한 무인기의 평양 중구역 침투 사건과 연관 지어 보면, 이는 한국의 중심지인 서울도 공격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YTN 뉴스UP에서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군단장으로부터 적의 동향을 보고받고, 군단의 전투 대기 태세와 군사행동 계획을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해 북한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국경선 인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 화력 임무 부대들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한 바 있다.